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자카르타/로이터 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통한 무기 거래 논의 전망에 대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방영된 시비에스(CBS)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이 정당한 이유 없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탄약 등을 공급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이는 러시아와 북한 모두의 고립을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국제적 규칙과 기준을 철저히 위반하는 것”이라며, 개최가 예상되는 북-러 정상회담은 제재와 탄약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의 “필사적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러시아가 이미 “전략적 실패”를 겪고 있다면서 “1년 반 전에는 우크라이나가 며칠 만에 무너질 것이라고 했지만 그들은 지금도 싸우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무기 제공 대가로 바라는 게 핵잠수함이나 인공위성 기술이라는 관측이 있다는 질문에는 “우리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명백한 목표를 갖고 있다”고 했다.
미국 정부는 김 위원장이 10~1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을 계기로 푸틴 대통령을 만나 무기 거래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뉴욕타임스가 4일 보도한 이래 잇따라 경고를 내놓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이튿날 북-러 무기 거래 논의가 “활발히 진전되고 있다”며 북-러 정상회담 실행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 등을 제공한다면 “북한에 안 좋게 작용하고, 그들은 국제사회에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122㎜와 152㎜ 포탄, 122㎜ 로켓, 대전차 미사일, 대공미사일을 요구할 수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또 북한 무기 전문가는 소련제 탱크나 그 부품도 제공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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