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이 2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하지만 연준은 인플레이션 우려 지속을 이유로 올해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내년에도 5%대 기준금리를 고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은 20일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현행 5.25~5.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 앞서 연준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 회의 때까지 10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뒤 6월에는 동결을 결정했다. 이어 직전 회의가 열린 7월에는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연준은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기존보다 낙관적인 경제 전망을 내놓으며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다시 시사했다. 연방공개시장위는 성명에서 “최근 지표들은 경제 활동의 견조한 확장을 보여준다”며 “일자리 증가세는 최근 둔화되기는 했어도 강세를 유지하고, 실업률은 낮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인플레이션은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경제 활동이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강력하다”며 “우리는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금리를 더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악은 가격 안정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이고 “물가 상승률을 2%로 안정적으로 끌어내리려면 갈 길이 멀다”며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를 강조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달 3.7%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2%)를 여전히 웃돌고, 최근에는 유가가 들썩이고 있다.
이번에 연방공개시장위 위원들의 연말 기준금리 예상치를 나타내는 점도표의 중간값은 5.6%로 6월 회의 때와 같았다. 연내 한 차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수치다. 내년 말 예상 기준금리 중간값은 5.1%로 6월 회의(4.6%)보다 0.5%포인트 올랐다. 이는 내년에도 높은 기준금리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더 강해졌다는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가 기존 예상보다는 늦게 진행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연방공개시장위는 올해 4분기 기준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전년 대비)를 2.1%로 3개월 전(1.0%)보다 상당히 올려 잡았다.
22년 만에 가장 높은 미국 기준금리와 한국은행 기준금리(3.5%)와의 격차는 역대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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