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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빅3’ 자동차 노동자 첫 파업 승리…바이든 “역사적 합의”

등록 2023-10-31 14:30수정 2023-10-31 19:22

전미자동차노조 조합원들이 30일 제너럴모터스(GM)의 테네시주 스프링힐 엔진 공장 앞에서 피케팅을 하고 있다. 스프링힐/로이터 연합뉴스
전미자동차노조 조합원들이 30일 제너럴모터스(GM)의 테네시주 스프링힐 엔진 공장 앞에서 피케팅을 하고 있다. 스프링힐/로이터 연합뉴스

사상 처음으로 동시 파업에 나선 미국 ‘빅3’ 자동차 노동자들이 임금 대폭 인상 등의 양보를 받아내 상당한 승리를 거뒀다.

전미자동차노조는 30일 제너럴모터스(GM)와의 임금 협상을 잠정 타결했다. 지난주 포드와 스텔란티스(크라이슬러·지프·램의 모회사)에서 협상이 잠정 타결된 데 이은 것이다.

합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언론들은 3사가 얻어낸 성과가 비슷하다고 전했다. 포드와 스텔란티스는 4년 반 동안 지금보다 25% 인상된 임금을 지급하고, 물가와 연동해 인상률이 실질적으로도 지켜지도록 했다. 최고 수준 급여를 받는 이들의 시급은 현행 32달러에서 40달러가량으로 오른다. 뉴욕타임스는 이렇게 되면 최고 급여를 받는 노동자는 주 40시간을 일할 때 연봉 8만4천달러(약 1억1천만원)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입 노동자의 시급은 28달러로 지금보다 68% 오른다.

전미자동차노조는 임금 40% 인상을 요구하며 9월15일에 최초의 3사 동시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2008년 금융위기 때 노동자들이 고통을 받으며 업체들의 생존을 도왔지만 이후 이윤을 많이 본 업체들이 보상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파른 물가 상승률도 큰 폭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근거로 들었다. 노조는 처음에 업체당 1개 사업장씩만 파업에 나서게 했다가 이를 점차 확대하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최근까지 노조원 15만명 중 4만명가량이 파업에 참여했다.

이번 파업은 전기차로의 전환이 진행되는 중에 내연기관 자동차 노동자들이 주축이 돼 진행된 점을 두고도 주목 받았다. 그 때문에 전기차 분야 선두 기업으로 노조가 없는 테슬라가 경쟁에서 더 유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임금을 많이 올리면 평균 생산비가 적은 테슬라와 경쟁하는 자동차 3사의 전기차 투자 재원이 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자동차 3사의 노동조건 개선이 결국 다른 업체 노동자들도 자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 위원장은 테슬라나 미국에 사업장을 둔 외국 업체에서도 노조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와 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설에도 이번 합의를 적용하도록 했다. 전미자동차노조는 한국의 엘지(LG)에너지솔루션과 지엠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 사업장 3곳에도 합의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오하이오주에서는 이 합작사 생산시설이 가동 중이며, 테네시즈와 미시간주에 추가 시설이 건설 중이다. 포드의 배터리 생산시설 두 곳에도 합의가 적용된다.

파업 노동자들의 피케팅 대열에 참여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협상 타결 소식에 “기록적 임금 인상, 더 많은 유급휴가, 더 큰 퇴직 후 보장”이 담긴 “역사적 합의”라며 반겼다. 그는 9월26일 미시간주 지엠 공장 앞에서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노동자들의 피케팅에 합류해 “당신들이 받는 급여와 혜택은 상당히 올라야 한다”며 “포기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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