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22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대선 후보 2차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1년을 앞두고 6대 경합주(스윙 스테이트) 중 5곳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시에나대와 함께 내년 11월5일 미국 대선에서도 경합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6개 주인 네바다·조지아·애리조나·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주 유권자 366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이들 가운데 5개 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선 정도는 네바다 11%포인트, 조지아 6%포인트, 애리조나·미시간 5%포인트, 펜실베이니아 4%포인트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위스콘신에서만 2%포인트 앞섰다. 6개 주 평균 지지율은 바이든 대통령 44%, 트럼프 전 대통령 48%였다.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는 6개 주는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에는 모두 승리한 곳들이다. 뉴욕타임스는 경합주들에서 이번 같은 지지율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270명)을 여유 있게 웃도는 300명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결과는 최근 다른 기관들의 전국 단위 가상 대결 조사가 대체로 백중세를 나타낸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2020년과 다른 분위기가 표출되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와 경제에 대한 불만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응답자들의 77%는 이달 20일에 만 81살이 되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나이가 너무 많다”는 데 동의했다. 77살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39%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 경제문제를 놓고 누구를 더 신뢰하는지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을 택한 이들은 37%로 트럼프 전 대통령(59%)에 크게 뒤졌다. 낮은 실업률과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물가 상승,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 대출 부담 증가 등이 불만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그 밖에 이민과 국가 안보 문제에선 각각 12%포인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문제는 11%포인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뒤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경합주에서 뒤진 가장 큰 이유는 젊은 층, 흑인, 히스패닉계 지지가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30살 미만 연령의 비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불과 1%포인트(47%-46%) 높았다. 히스패닉계의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한 자릿수(50%-42%) 높은 데 그쳤다. 흑인들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 역시 22%로 이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민주당 후보가 출마하면 누구를 지지하겠냐’는 질문에 6개 주 모두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겠다는 응답보다 많았다. ‘민주당이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이 문제’라는 지적을 낳을 수 있는 대목이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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