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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경매에서 100여년 전 발간된 희귀 미국 우표가 200만달러(26억원)에 팔려,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13일 비비시(BBC)에 따르면, 이른바 ‘뒤집힌 제니’라는 이름의 우표는 1918년 24센트짜리로 제작된 것이다.

이 우표에는 1차 세계 대전 때 공군 훈련기로 쓰인 ‘커티스 JN-4 제니’(애칭 제니) 비행기가 그려져 있다. 다만 제작 당시 실수로 거꾸로 그려진 훈련기 도안이 들어갔고, 그 때문에 더 유명해졌다. 또 100장만 판매되는 바람에 희소성이 높아 수집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우표는 지난 8일 뉴욕의 한 경매장에서 찰스 해크(76)라는 우표 수집가가 구매했다. 그는 ‘뒤집힌 제니’ 우표가 우표 수집가들에겐 “성배”라며 “어릴 때부터 갖고 싶었다”고 말했다.

뒤집힌 제니 우표는 미국의 유명 애니메이션 시트콤 심프슨 가족의 1993년 에피소드에서도 소재로 나와 유명세를 탔다. 그 에피소드에서 호머 심프슨은 벼룩시장 같은 곳에서 뒤집힌 제니 우표를 보곤 “비행기가 뒤집혀 있네”라고 중얼거린 뒤 독립선언문 같은 값을 매기기 어려운 귀중품 더미 속에 던져넣는 장면이 나온다.

이번에 뒤집힌 제니를 산 해크는 뒤집힌 제니를 몇 개 더 갖고 있다고 밝혔다. 2000년대에는 30만달러(4억원) 주고 하나 구입했으며, 2007년에는 보존 상태가 더 좋은 뒤집힌 제니를 하나 더 100만달러(13억원)에 샀다.

이번 뒤집힌 제니는 1918년 판매 이후 대부분 은행 금고 등 빛이 들지 않는 어두운 곳에 보관되어 색감이 풍부하고 종이가 반짝이는 등 보존상태가 최상급이라고 경매소가 밝혔다. 해크는 뒤집힌 제니를 “미국의 역사”라며 빛이 없는 곳에 보관하는 오랜 방식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