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에 대해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비난하며 협상장으로 나오라고 거듭 요구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21일 에이드리엔 왓슨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는 여러 유엔 안보리 결의의 위반이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지역과 그 너머의 안보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발사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과 직접 관련된 기술을 이용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 안보팀이 동맹들과 긴밀히 공조하며 상황을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백악관은 또 “우리는 모든 나라들이 이번 발사를 규탄하고 북한이 진지한 협상의 테이블로 나오도록 요구하기를 촉구한다”며 “외교의 문은 닫히지 않았으나, 평양은 도발적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간여를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미국은 본토와 한국, 일본을 방어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이번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면서 “한반도의 안정과 번영을 저해하는 행동은 그들의 고립을 심화시킬 뿐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기 위해 국제사회와 계속 공조하겠다”고 말했다.
백악관과 국무부 등의 이런 반응은 그동안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정찰위성을 발사했을 때 내놓은 것과 같다. 미국은 이번에도 유엔 안보리를 이용한 추가 제재나 미국만의 독자 제재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보리 제재의 경우 ‘북한의 안보 우려 해소에도 나서야 한다’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거듭 제동이 걸려왔다.
한편 미국 쪽은 북한이 정찰위성이 궤도에 안착했다고 밝힌 것에 대한 판단을 즉각 내놓지는 않았다. 밀러 대변인은 “그런 평가를 확인해줄 수는 없다”며 “미국 정부 안에서 평가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궤도 안착 여부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북한이 발사한 것이 군사 정찰위성인지에 대한 질문에도 “우리가 아는 것은 우주발사체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발사에 러시아 기술이 이용됐는지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21일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서 U-2S 정찰기가 이륙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