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 구축함 카니호가 10월18일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운하를 통과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격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가까운 홍해에서 미군 함정과 상선들이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미국 국방부가 밝혔다.
미국 국방부는 홍해에 배치된 자국 해군 구축함 카니호가 3일 예멘의 후티 반군 장악 지역에서 날아온 드론 여러 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카니호는 후티 반군의 상선들에 대한 공격에 여러 번 대응했으며, 카니호 방향으로 날아온 드론도 적어도 2기를 격추했다”고 말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후티 반군 지역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상선 근처에 떨어지기도 했다고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이 관리는 카니호는 공격을 받은 상선 근처에 있다가 구호 요청을 받고 대응했다고 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성명에서 “홍해 남부의 국제 수역에서 상선 세 척에 네 번의 공격이 가해졌다”며, 이 선박들의 소유와 운영에는 14개국이 간여돼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후티 반군의 이런 공격이 전적으로 이란 때문에 가능하다고 본다”며 ‘이란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응해 홍해를 지나는 이스라엘 선박들에 대한 공격 의사를 밝혀왔다.
후티 반군이 카니호를 의도적으로 노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부러 겨냥했다면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발생 이후 미군 함정을 노린 첫 공격이 된다. 후티 반군은 가자지구를 공격하고 있는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여러 번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가했다. 지난달 19일에는 홍해를 항해하던 자동차 운반선을 나포하기도 했다. 나포된 선박 ‘갤럭시 리더’호는 영국 회사가 소유하고 일본 회사가 운영하고 있다. 같은 달 26일에는 인도양에서 이스라엘 회사 소유 컨테이너선이 무인기 공격으로 선체 일부가 파손됐다.
한편 미국과 이라크 정부 관리들은 3일 미군이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 근처에 있는 친이란 민병대 시설을 공습해 5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미군 쪽은 공격 대상은 드론 발사 기지로, “임박한 위협”에 대응하는 자위적 공격이었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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