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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무너진 학교엔 주검들…“도와주세요” 절박

등록 2010-01-14 19:16수정 2010-01-14 22:41

‘살아만 있길…’ 아이티 사람들이 13일(현지시각) 포르토프랭스에서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 잔해 더미에 깔린 자동차들의 모습도 보인다. 포르토프랭스/AP 연합뉴스
‘살아만 있길…’ 아이티 사람들이 13일(현지시각) 포르토프랭스에서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 잔해 더미에 깔린 자동차들의 모습도 보인다. 포르토프랭스/AP 연합뉴스
빌딩 잔해 속 울음소리…거리마다 부상자로 넘쳐
미국 등 전세계 구조지원 “모든 것이 부족해요…”
강진 발생 사흘째, 14일(현지시각)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도 어김없이 동은 텄다. 밤새 거리를 울렸던 기도 소리가 잦아들며, 무너진 빌딩 깊은 곳에서 숨죽인 듯한 울음소리만 들려온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호텔 빌라 크레올의 주차장은 부상자 센터가 되어버렸다. 호텔의 화려한 텐트 아래엔 피 묻은 이불 사이로 다리가 부러지고 뼈가 부서진 수십명이 보였다. 13일 <에이피>(AP) 통신 기자를 만난 알렉스 조르주(28)는 꼬박 하루 이상 여기에 누워 있지만, 아직까지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패닉에 빠진 의사들은 환자들의 머리를 동여매고 잘린 팔다리를 꿰매지만, 구조품이 충분히 도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보잘것없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무너진 학교 옆엔 작은 어린이들의 주검이 쌓였다.

르네 프레발 아이티 대통령은 13일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사망자가 3만 또는 5만명이라는 보고를 들었다고 했지만, 정확한 수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밤 사람들이 어디에서 자야 할지도 모르고 있다”고 절망적 상황을 전했다. 장막스 벨리브 아이티 총리는 사망자가 “10만명에 이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서구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2008년 4개의 잇따른 허리케인 피해에서 아직 벗어나지도 못한 이 나라의 비극에, 누구보다 빨리 움직인 것은 지구촌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통신 기반이 대부분 파괴된 아이티의 소식은 12일 밤부터 트위터 같은 단문서비스를 타고 전세계에 번져나갔다. <시엔엔>은 많은 일반인들이 도울 방법을 물어오고 있다며 “국제기구나 단체들은 식량이나 음식 같은 물품보다 당장 구조팀을 보내기 위한 성금 기부를 호소한다”고 보도했다. 휴대전화를 통해 적십자에 10달러씩 기부하는 서비스엔 하루도 되지 않아 120만달러가 모였다고 이 서비스업체인 엠기브가 전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네이버·다음 등 포털사이트들이 모금 페이지를 개설했고, 월드비전한국 등이 성금 모금에 나섰다.

미국이 이날 선박과 헬리콥터, 수송기 및 2000명의 해병대를 아이티로 급파한 가운데, 도미니카공화국·중국 등 구조대의 도착 소식도 전해졌다. 하지만 제네바의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의 엘리자베트 비르 대변인은 “공항과 길이 거의 마비상태라 이를 뚫고 구호품을 전달할지 자체가 큰 문제”라고 밝혔다. 시시각각 전해지는 동영상 속에서, 건물 잔해 속 아이티인들은 힘없이 손만 내밀고 있었다. “병원은 가득 찼고, 모든 것이 부족해요.” 한 여성은 라디오방송에서 울먹였다. 눈물을 함께 닦아줄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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