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10일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 주자들이 밀워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존 케이식, 젭 부시, 마코 루비오, 도널드 트럼프, 벤 카슨, 테드 크루즈, 칼리 피오리나와 랜드 폴. AP 연합뉴스
[토요판] 커버스토리
정의길 선임기자가 본 트럼프 현상
정의길 선임기자가 본 트럼프 현상
도널드 트럼프가 인종주의적 막말만 한다고 생각하면 큰 착오다. 그는 미국의 부자와 엘리트들의 이익에 희생되는 소외되고 불만에 찬 이들의 이익도 말한다.
그는 공화당이 싫어하는 복지 프로그램의 강화를 말한다. “만약 나 같은 사람이 이 나라에 돈을 가져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곧 파괴될 소셜시큐리티(연금복지제도)를 가지고 있다. 나 같은 모든 이들이 그걸 깎으려고 한다. 나는 결코 깎지 않겠다. 나는 돈을 가져올 거고, 우리는 그걸 지킬 것이다.”
그는 공화당이 선호하는 전쟁을 거부한다. “만약 우리가 3차 대전을 치른다면, 그건 시리아를 놓고 일어나지 않을 거다… 나는 (시리아에서 작전 수행을 하는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해야 한다고 위협하는) 그들을 강경파라고 부르지 않는다. 나는 그들을 멍청이들이라고 부른다.”
그는 공화당이 주도하는 금권정치를 반대한다. “우리의 시스템은 망가졌다.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돈을 줬다. 두달 전까지 나는 사업가였고, 모든 이들에게 돈을 줬다. 그들이 전화하면, 나는 줬다. 그리고 2년이 지나고 3년이 지나, 내가 그들에게 뭔가 필요하면, 전화를 했다. 나를 위해 그들이 거기 있었다. 이건 망가진 시스템이다.”
참담한 나락으로 떨어진 젭 부시
그리고 그는 무엇보다도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임금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한다. 바로 공화당의 이민 개혁안이 가져올 거로 우려되는 임금 하락을 막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제, 트럼프의 말을 놓고 그 진위와 타당성을 따져 비판하는 건 별 의미가 없다. 중요한 건 트럼프가 미국 내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준다는 거다.
현재 트럼프는 공화당 성향 유권자층 중에서 40% 안팎의 지지를 받는다. 여론조사회사 유고브(YouGov)에 따르면, 공화당 내 트럼프 지지자의 절반은 학력이 고교 졸업 이하이다. 19%만이 대학 졸업 이상이다. 38%가 연소득 5만달러 이하다. 11%만이 10만달러 이상이다. 못 배우고 못사는 사람들이다. 이념 성향이 극우적이지도 않다. 단지 13%만이 자신을 ‘매우 보수적’이라고 답했다. 19%가 자신을 ‘온건’이라고 생각한다. 공화당 평균보다도 더 보수적이지 않다.
이는 전체 공화당 유권자층의 성향을 보면 더 분명해진다.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성향 유권자의 21%만이 노년층 의료보험인 메디케어 축소에 찬성하고, 17%만이 소셜시큐리티에 대한 지출 삭감을 원한다. 약 30%가 부자에 대한 증세를 찬성한다고 갤럽은 조사했다. 공화당 일반당원의 과반은 불법 이민자들의 추방 강화를 지지했으나, 3분의 1 정도는 그들의 시민권 부여 방안에 찬성한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일반 유권자들은 민주당 지지자들보다는 보수적이나, 결코 극우나 강경보수가 아니다. 그리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 역시 이런 일반적인 공화당 지지자들의 일부다.
공화당 지지 기반은 ‘월스트리트’와 ‘메인 스트리트’의 결합이다. 월스트리트로 상징되는 자산과 자본을 가진 최상류층, 메인스트리트가 상징하는 공장과 가게 등 현장에서 일하는 일반 노동자이다. 지금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들은 메인스트리트의 주민들이다. 그들은 공화당에 계속 투표했으나, 공화당은 ‘월스트리트’로 대변되는 주류들의 이익만을 얘기했다. 공화당은 (부자를 위한) 감세, (국방비를 제외한) 예산 삭감, 규제 완화, 자유무역만을 말했다.
공화당 내 트럼프 지지자는
대부분 못배우고 못사는 사람들
그는 ‘메인스트리트’로 상징되는
중하류 백인들을 대변하고 있다 이민 완화와 불법 이민자 구제는
공화당 주류의 이익과도 부합
풍부한 노동력 제공하기 때문
그러나 비주류 백인들은 다르다 아무도 공화당 내에서 그들을 위해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렇다고 동성결혼과 총기 규제 강화를 주장하는 민주당에 표를 던질 순 없었다. 무엇보다도 민주당은 미국의 진정한 국민인 백인 주민들에게 올 몫을 나눠서 비백인 이민자들에게 나눠 주자는 말만 한다고 그들은 느꼈다. 2012년 대선에서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패하자, 공화당 주류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 그때까지 6번의 대선에서 2번만 승리했을 뿐이다. 조지 부시의 2번 대선 승리 중 하나도 일반 유권자 표수에서는 뒤지는 사실상의 패배였다. 공화당 주류들은 대선에서 패배가 미국의 변화하는 인구 구조에 따른 것이라고 봤다. 2012년 현재 비히스패닉계 백인 주민은 인구의 63%이나, 2043년이 되면 과반에 못 미치게 된다. 버락 오바마의 등장 이후 비백인계 주민 공동체 모두가 민주당 쪽으로 표를 던지는 추세는 더욱 가속화됐다. 공화당이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는 이민 문제에서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화당의 주류 사이에 터져나왔다. 이민 완화와 불법 이민자 구제는 공화당의 주류의 이익과도 부합했다. 풍부하고 다양한 노동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보수 목소리를 대변하는 <폭스>의 소유주 루퍼트 머독은 “그 사람들을 돌려보내는 것, 1200만명이 되는 사람들을 이 나라에서 쫓아내는 것은 비인간적”이라며, 전면적이고 관대한 이민개혁을 촉구하는 트위터를 날렸다. 공화당의 주요 정치자금 기부자이자 카지노 재벌인 셸던 애덜슨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그 사람들이 합법적 시민권을 갖는 길과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2013년 3월 대선평가서에서 “우리는 포괄적인 이민개혁을 수용하고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가장 큰손 중 하나인 헤지펀드 대부 폴 싱어는 이민개혁안 마련을 위해 대규모 기부를 했다. 2013년 가을 들어 공화당은 이민개혁법 마련에 적극 나섰다. ‘8인의 갱’이라고 불린 민주-공화 양당의 주요 의원 8명은 초당파적으로 이민개혁법에 합의했다. 수백만명의 불법 이민자를 구제하고, 숙련 및 비숙련 노동자들의 이민 쿼터도 늘리는 안이었다. ‘8인의 갱’에서 공화당의 떠오르는 젊은 별이자 강경보수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이 합의안을 주도했다. 기대했던 비백인 유권자층의 지지는 오르지 않고,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비도시의 중하류 백인층의 지지가 빠지기 시작했다. 2014년 중간선거를 앞둔 당내 예비선거에서 공화당의 2인자인 에릭 캔터 하원 원내대표가 보수적 기독교도 교수 출신의 후보에게 패했다. 당내의 보수적 풀뿌리운동인 티파티의 지지를 받는 후보 6명이 기존 의원들을 제치고, 중간선거에 나갔으나 모두 패했다. 이민개혁안을 주도했던 마코 루비오는 자신의 작품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모순까지 서슴지 않게 됐다. 그러나 당 밖의 큰손들은 더 개방적인 이민안을 촉구했다. 패스트푸드계 거물 앤드루 퍼즈더, 의료 투자가 마이크 페르난데스, 밋 롬니의 재정본부장이었던 스펜서 즈윅은 지난 2월 광고를 내고 “미국은 전세계에서 열심히 일하는 이민자들의 종착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주류 진영의 대표적 후보인 젭 부시는 올해 2분기까지 모두 1억140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모았다. 그중 85%의 금액은 2만5천달러 이상의 기부이고, 4분의 1이 100만달러 이상의 기부이다. 단지 3%만이 200달러 미만이었다. 역대 정치자금 모금상 이런 편중은 없었다. 그는 이런 큰손들의 이해를 대변해 가장 적극적인 이민안을 내세웠다. 막말은 어떻게 말이 되는가 지난 6월15일 공식적으로 출마를 표방한 부시는 참담한 나락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말과 10월 중순 사이에 뉴햄프셔의 모든 정치광고의 60%를 사서 자신을 알렸으나, 그 주에서 지지율은 8~9%에 불과했다. 물론 지난 6월 이후 공화당 경선의 초점은 ‘멕시코 이민자는 강간범’이라고 막말을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였다. 그는 기존의 선거운동 법칙을 모두 파괴하고 있다. 막말이 문제가 되면 또 다른 막말로 관심을 돌리고, 결코 사과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그동안 공화당 주류들이 결코 말하지 않던 그들의 생계와 관련된 연금, 임금, 전쟁을 그들 편에 서서 말해준다. 중하류 백인층이 소외를 느끼고 불만을 갖는 기존의 모든 것을 공격해준다. 대표적인 것이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그의 공격이다. 그는 “이 나라가 가진 큰 문제는 정치적으로 올발라지려는 것”이라고 말한다. 소수와 약자를 보호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유지하고, 개인의 자유를 보호한다는 등의 정치적 올바름을 위해 정작 미국 국민들이 희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무슬림의 미국 입국 금지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정치적으로 올바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라고 일축한다. 여성이 전투를 하는 데 큰 문제가 있는데도 군이 이를 추진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올바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다른 공화당 주자들이 이 ‘정치적 올바름’ 공격에 더 나서고 있다는 거다. 테드 크루즈는 “정치적 올바름이 국민들을 죽이고 있다”고, 마코 루비오는 “급진좌파들이 이스라엘 파괴를 선전하는 영리하고 정치적으로 올바른 방법을 찾았다”고, 릭 샌토럼은 “공화당은 무슬림의 입국 금지에 대해 말할 수조차 없는 정치적 올바름에 염증이 난다”고, 칼리 피오리나는 “우리 정부는 정치적으로 올바르기 때문에 자주 무능해진다”고 말했고, 젭 부시도 “정치적으로 올바른 종류의 커리큘럼”이라고 기존 교과를 비꼰다. 미국이 표방하고 진전시켰던 많은 가치들을 위선이라고 일축하는 것이다. 트럼프 현상은 공화당 균열이다. 상류층 주류들과 중하층 지지자들 사이의 계급적 이해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화당의 개혁이나 몰락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거다. 트럼프와 모든 공화당 대선 주자들이 정치적 올바름을 조롱하는 사태는 미국이 어디로 갈지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대부분 못배우고 못사는 사람들
그는 ‘메인스트리트’로 상징되는
중하류 백인들을 대변하고 있다 이민 완화와 불법 이민자 구제는
공화당 주류의 이익과도 부합
풍부한 노동력 제공하기 때문
그러나 비주류 백인들은 다르다 아무도 공화당 내에서 그들을 위해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렇다고 동성결혼과 총기 규제 강화를 주장하는 민주당에 표를 던질 순 없었다. 무엇보다도 민주당은 미국의 진정한 국민인 백인 주민들에게 올 몫을 나눠서 비백인 이민자들에게 나눠 주자는 말만 한다고 그들은 느꼈다. 2012년 대선에서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패하자, 공화당 주류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 그때까지 6번의 대선에서 2번만 승리했을 뿐이다. 조지 부시의 2번 대선 승리 중 하나도 일반 유권자 표수에서는 뒤지는 사실상의 패배였다. 공화당 주류들은 대선에서 패배가 미국의 변화하는 인구 구조에 따른 것이라고 봤다. 2012년 현재 비히스패닉계 백인 주민은 인구의 63%이나, 2043년이 되면 과반에 못 미치게 된다. 버락 오바마의 등장 이후 비백인계 주민 공동체 모두가 민주당 쪽으로 표를 던지는 추세는 더욱 가속화됐다. 공화당이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는 이민 문제에서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화당의 주류 사이에 터져나왔다. 이민 완화와 불법 이민자 구제는 공화당의 주류의 이익과도 부합했다. 풍부하고 다양한 노동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보수 목소리를 대변하는 <폭스>의 소유주 루퍼트 머독은 “그 사람들을 돌려보내는 것, 1200만명이 되는 사람들을 이 나라에서 쫓아내는 것은 비인간적”이라며, 전면적이고 관대한 이민개혁을 촉구하는 트위터를 날렸다. 공화당의 주요 정치자금 기부자이자 카지노 재벌인 셸던 애덜슨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그 사람들이 합법적 시민권을 갖는 길과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2013년 3월 대선평가서에서 “우리는 포괄적인 이민개혁을 수용하고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가장 큰손 중 하나인 헤지펀드 대부 폴 싱어는 이민개혁안 마련을 위해 대규모 기부를 했다. 2013년 가을 들어 공화당은 이민개혁법 마련에 적극 나섰다. ‘8인의 갱’이라고 불린 민주-공화 양당의 주요 의원 8명은 초당파적으로 이민개혁법에 합의했다. 수백만명의 불법 이민자를 구제하고, 숙련 및 비숙련 노동자들의 이민 쿼터도 늘리는 안이었다. ‘8인의 갱’에서 공화당의 떠오르는 젊은 별이자 강경보수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이 합의안을 주도했다. 기대했던 비백인 유권자층의 지지는 오르지 않고,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비도시의 중하류 백인층의 지지가 빠지기 시작했다. 2014년 중간선거를 앞둔 당내 예비선거에서 공화당의 2인자인 에릭 캔터 하원 원내대표가 보수적 기독교도 교수 출신의 후보에게 패했다. 당내의 보수적 풀뿌리운동인 티파티의 지지를 받는 후보 6명이 기존 의원들을 제치고, 중간선거에 나갔으나 모두 패했다. 이민개혁안을 주도했던 마코 루비오는 자신의 작품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모순까지 서슴지 않게 됐다. 그러나 당 밖의 큰손들은 더 개방적인 이민안을 촉구했다. 패스트푸드계 거물 앤드루 퍼즈더, 의료 투자가 마이크 페르난데스, 밋 롬니의 재정본부장이었던 스펜서 즈윅은 지난 2월 광고를 내고 “미국은 전세계에서 열심히 일하는 이민자들의 종착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주류 진영의 대표적 후보인 젭 부시는 올해 2분기까지 모두 1억140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모았다. 그중 85%의 금액은 2만5천달러 이상의 기부이고, 4분의 1이 100만달러 이상의 기부이다. 단지 3%만이 200달러 미만이었다. 역대 정치자금 모금상 이런 편중은 없었다. 그는 이런 큰손들의 이해를 대변해 가장 적극적인 이민안을 내세웠다. 막말은 어떻게 말이 되는가 지난 6월15일 공식적으로 출마를 표방한 부시는 참담한 나락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말과 10월 중순 사이에 뉴햄프셔의 모든 정치광고의 60%를 사서 자신을 알렸으나, 그 주에서 지지율은 8~9%에 불과했다. 물론 지난 6월 이후 공화당 경선의 초점은 ‘멕시코 이민자는 강간범’이라고 막말을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였다. 그는 기존의 선거운동 법칙을 모두 파괴하고 있다. 막말이 문제가 되면 또 다른 막말로 관심을 돌리고, 결코 사과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그동안 공화당 주류들이 결코 말하지 않던 그들의 생계와 관련된 연금, 임금, 전쟁을 그들 편에 서서 말해준다. 중하류 백인층이 소외를 느끼고 불만을 갖는 기존의 모든 것을 공격해준다. 대표적인 것이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그의 공격이다. 그는 “이 나라가 가진 큰 문제는 정치적으로 올발라지려는 것”이라고 말한다. 소수와 약자를 보호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유지하고, 개인의 자유를 보호한다는 등의 정치적 올바름을 위해 정작 미국 국민들이 희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무슬림의 미국 입국 금지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정치적으로 올바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라고 일축한다. 여성이 전투를 하는 데 큰 문제가 있는데도 군이 이를 추진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올바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다른 공화당 주자들이 이 ‘정치적 올바름’ 공격에 더 나서고 있다는 거다. 테드 크루즈는 “정치적 올바름이 국민들을 죽이고 있다”고, 마코 루비오는 “급진좌파들이 이스라엘 파괴를 선전하는 영리하고 정치적으로 올바른 방법을 찾았다”고, 릭 샌토럼은 “공화당은 무슬림의 입국 금지에 대해 말할 수조차 없는 정치적 올바름에 염증이 난다”고, 칼리 피오리나는 “우리 정부는 정치적으로 올바르기 때문에 자주 무능해진다”고 말했고, 젭 부시도 “정치적으로 올바른 종류의 커리큘럼”이라고 기존 교과를 비꼰다. 미국이 표방하고 진전시켰던 많은 가치들을 위선이라고 일축하는 것이다. 트럼프 현상은 공화당 균열이다. 상류층 주류들과 중하층 지지자들 사이의 계급적 이해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화당의 개혁이나 몰락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거다. 트럼프와 모든 공화당 대선 주자들이 정치적 올바름을 조롱하는 사태는 미국이 어디로 갈지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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