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아이오와 박빙승부 후폭풍
‘대세론’ 타격…전략 바꿔 역량 집중
샌더스, 젊은층 지지 높아 승리 기대
공화당 ‘다크호스’ 루비오 견제 쏠려
‘대세론’ 타격…전략 바꿔 역량 집중
샌더스, 젊은층 지지 높아 승리 기대
공화당 ‘다크호스’ 루비오 견제 쏠려
미국 아이오와주 대선 경선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지난 1일 열린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 초박빙의 승리를 거둔 뒤 선거전략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일 전했다. 클린턴 후보 쪽은 원래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는 자신이 불리하다고 보고, 이달 하순 예정된 네바다 코커스와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 역량을 집중해 샌더스에 확실한 우위를 보여준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샌더스의 저력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격차를 줄여 초기에 샌더스의 기세를 꺾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클린턴은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49.86%의 득표율로 49.57%를 차지한 샌더스 후보를 힘겹게 이겼다. 클린턴은 승리는 했지만 ‘대세론’에 타격을 입었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당원만 참가할 수 있는 코커스와 달리 당원이든 비당원이든 누구나 등록만 하면 투표할 수 있다. 조직력에서는 클린턴에 뒤지지만 젊은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많이 받고 있는 샌더스에게 유리한 구조이며, 실제로 샌더스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을 두자릿수 차이로 앞서고 있다. 뉴햄프셔 자체는 인구가 130만명에 불과한 작은 주다. 그러나 대선 초기에 프라이머리가 실시돼 대선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2일 뉴햄프셔로 이동한 클린턴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가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점을 일단 강조해 큰 격차로 지더라도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도 쓰고 있다. 뉴햄프셔가 샌더스의 연고지인 뉴잉글랜드 지방임을 강조해 “나는 여러분의 이웃과 경쟁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그의 뒷마당에 지금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샌더스는 뉴햄프셔에서 확실하게 승기를 잡기 위해 텔레비전 광고에 100만달러를 쓰면서, 자신이 이겨도 당연한 일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공화당에서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3위를 해 ‘다크 호스’로 떠오른 45살 젊은 후보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에 대해서 다른 후보들이 집중적인 견제에 들어갔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루비오에 대해 “거품이 끼었다”고 말했다.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쪽은 “루비오는 그동안 뉴햄프셔에서 별로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고,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쪽은 “루비오는 뉴햄프셔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한 테드 크루즈와 도널드 트럼프는 각각 극단적 보수주의와 막말로 인해 공화당 주류 쪽의 탐탁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다. 루비오가 뉴햄프셔에서도 선전한다면 공화당 주류 쪽의 지지가 그에게 쏠릴 수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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