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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아웃사이더들의 압승…무당파 대거 참여 기성정치에 경고

등록 2016-02-10 19:32수정 2016-02-11 09:07

공화당 예비선거에서는 압도적인 표차로 1위를 차지한 도널드 트럼프가 주 최대도시 맨체스터에서 부인·딸과 함께 밝은 얼굴로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맨체스터/AP 연합뉴스
공화당 예비선거에서는 압도적인 표차로 1위를 차지한 도널드 트럼프가 주 최대도시 맨체스터에서 부인·딸과 함께 밝은 얼굴로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맨체스터/AP 연합뉴스
무소속 성향 유권자 40% 넘어
역대 최고 투표율 61% 넘을 듯

샌더스 60%·트럼프 35% 득표 1위
힐러리 빨간불…양당 경선 혼전양상
‘아웃사이더’들의 압승이었다. 무소속 유권자들의 높은 투표율에 기성 정치권 대선 후보들은 맥없이 무너졌다.

미국 뉴햄프셔주에서 9일(현지시각) 치러진 대선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각각 큰 표차로 2위 후보들을 따돌렸다. 기성 정치권의 무능력에 대한 유권자들의 강한 경고장이자, 미국 사회의 변화를 갈망하는 민심이 아이오와주에 이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92%의 개표가 진행된 10일 새벽 2시30분 현재, 민주당 경선에선 샌더스가 60%의 득표율을 올려, 38%에 그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큰 차이로 눌렀다. 역시 92%의 개표가 진행된 공화당 경선에선 아이오와에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에 밀려 2위를 차지했던 트럼프가 35%의 득표율을 얻어, 2위인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16%)를 2배 이상 여유있게 돌려세웠다.

민주·공화 양당 경선 모두 전례없는 혼전 양상을 보이며 장기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뉴햄프셔 선거 결과가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 우선, 뉴햄프셔는 특정 정당에 등록되지 않은 무소속 성향의 유권자가 40%를 넘는다. 또한, 전통적으로 후보자보다는 정책에 초점을 맞춰 투표를 한다. 종합하면, 부동층의 민심이 아웃사이더의 정책으로 대거 쏠렸다는 점에서 다음 경선이 치러지는 주들의 표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번째로, 이번 투표율은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뉴햄프셔 역대 최고 투표율은 1992년의 61%이었고 8년 전인 2008년의 경우도 60.2%였다. 최종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예비선거의 경우 투표율이 62%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 열기가 뜨거웠다는 것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지난 2008년 아이오와 당원대회(코커스)에서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패했던 힐러리 클린턴에게 1위를 안겨주며 회생의 기회를 줬던 뉴햄프셔가 이번엔 클린턴에 등을 돌렸다. 클린턴 쪽은 10~15%포인트 안쪽으로 샌더스와의 표차를 줄이기 위해 뉴햄프셔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뉴욕의 선거조직까지 총동원됐다. 그럼에도 샌더스와의 격차가 20%포인트를 넘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남은 경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번 선거 결과는 샌더스가 잘한 측면도 있지만, 민심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클린턴의 전략 실패 탓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클린턴은 샌더스의 ‘정치 혁명’과 ‘월가 개혁’ 의제에 맞서 이번에 ‘젠더(성) 이슈’를 강하게 내걸었다. 샌더스에게 쏠리고 있는 젊은 여성층의 표를 끌어오기 위해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샌더스의 선거 참모들을 ‘성차별주의자’라고 비난했다. 클린턴 지지를 선언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지난 6일 유세에서 “젊은 여성들이 클린턴을 왜 지지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샌더스 진영을 향한 이런 네거티브 전략은 경제적 불평등 해소와 의료보험과 대학 등록금 등에서 더 절박한 변화를 갈망하는 젊은 여성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이날 맨체스터의 한 투표장에서 만난 퀸란(23)은 “학비 부담 때문에 대학을 중퇴하고 일을 하고 있다. 빨리 대학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공화당에선 트럼프가 아이오와에서 1위에서 밀려나면서 ‘거품 인기’라는 비아냥을 들었지만, 이번엔 2000년 이래 공화당의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가장 큰 표차로 1위를 탈환하면서 상승세를 탈 동력을 얻었다. 실제 트럼프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저소득층 백인 유권자들로부터 세대별로 고루 지지를 받고 있으며, 전국적인 지지도도 가장 높다. 다른 공화당 후보들에 비해 뉴햄프셔 선거 유세가 적었음에도 유권자들은 신경쓰지 않았다. 전략적으로 투표하는 성향이 강한 이곳 유권자들이 트럼프가 본선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맨체스터(뉴햄프셔주)/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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