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공화 양당의 대선 후보를 뽑는 3차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민주)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공화) 후보가 각각 승리를 거뒀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네바다 민주당 당원대회(코커스)에서 버니 샌더스 후보를 꺾으면서 그의 돌풍을 일단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트럼프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면서 ‘대세론 굳히기’에 나섰다.
20일(현지시각) 네바다에서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클린턴은 52.7%의 득표율을 기록해 47.2%의 샌더스를 5.5%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샌더스 쪽은 한달 전까지만 해도 20%포인트 이상의 지지율 차이가 났던 이곳에서 아이오와 ‘무승부’와 뉴햄프셔 압승의 기세를 몰아 클린턴을 맹추격했지만, 끝내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뉴욕 타임스>는 “클린턴 진영은 이번 경선 결과로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며, 그의 승리 요인은 히스패닉계와 흑인의 지지 때문이라고 전했다.
클린턴은 승리가 확정된 뒤 라스베이거스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인들은 분노할 권리가 있지만 현실적 해법을 갈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치러진 공화당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트럼프는 32.5%의 득표율을 기록해, 10%포인트의 큰 득표율 차이로 2위권 후보들을 따돌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트럼프는 최근 몇달 동안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여왔는데, 이변 없이 승기를 실제 투표장까지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트럼프는 2차 경선지였던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데 이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까지 압승을 거둬 대세론에 날개를 달게 됐다. 더욱이 사우스캐롤라이나는 1위 득표자가 대의원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제’를 채택하고 있어, 트럼프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 걸린 대의원 44명을 모두 가져가 모두 61명의 대의원을 확보하게 됐다. 트럼프는 승리가 확정된 뒤 지지자들에게 “이기는 것은 아름답다”고 말했다.
공화당 경선 주자로 나선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4위에 머무르자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공화당은 23일 네바다 당원대회를 치르며, 민주당은 27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를 치른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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