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미 대선경선 ‘미니 슈퍼 화요일’
2개주 대의원 165명 할당 ‘승자독식’
루비오·케이식 후보 ‘홈그라운드’
공화주류, 트럼프 눌러앉힐지 관심
2개주 대의원 165명 할당 ‘승자독식’
루비오·케이식 후보 ‘홈그라운드’
공화주류, 트럼프 눌러앉힐지 관심
미국 5개 주에서 동시에 대선 경선이 치러지는 오는 15일 ‘미니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주가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질주를 저지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로 급부상하고 있다.
플로리다와 오하이오의 공화당 경선에는 각각 99명과 66명의 대규모 대의원이 할당돼 있는데다, 승자가 모든 대의원을 싹쓸이하는 ‘승자독식제’를 채택하고 있어 판세를 흔들 수 있다. 게다가 플로리다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의 정치적 텃밭이고, 오하이오는 존 케이식 후보가 현직 주지사로 프리미엄을 누리는 곳이다.
지금까지 여론조사 결과는 두개 주에서도 트럼프가 우세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미국 몬마우스대학이 플로리다의 공화당 성향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해 7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루비오는 8%포인트 차이로 트럼프를 따라붙었다. 이전 여론조사에서 16~20%포인트 뒤졌던 점에 견줘보면 추격에 동력이 붙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이곳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적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나 케이식 지지자들이 루비오 쪽으로 표를 몰아주는 ‘전략 투표’를 할지가 승부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오하이오에선 트럼프와 케이식의 결투가 더 팽팽하다. 퍼블릭폴리시폴링(PPP)를 비롯해 최근 몇개의 여론조사들을 보면, 트럼프가 3~5%포인트의 오차 범위 안에서 케이식을 간발의 차이로 앞서고 있다. 여전히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31%에 이르고, 케이식이 현직 주지사라는 이점을 살리면 막판에 역전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트럼프 저지의 길은 결코 녹록치 않다. <엔비시>(NBC) 방송의 ‘밋 더 프레스’ 진행자인 척 토드는 지난 6일 방송에서 트럼트가 두 곳에서 모두 져야 그의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을 막을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우선, 트럼트가 두곳 모두 승리하면 홈그라운드에서 패배한 루비오와 케이식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트럼프가 크루즈와의 1대 1 대결에서 중재 전당대회를 피할 수 있는 50% 이상의 대의원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트럼프가 한 곳에서만 승리해도 과반 이상의 대의원을 넘기는 것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토드는 전망했다. 결국, 트럼프 저지를 위해선 트럼프가 전패하고, 루비오와 케이식이 끝까지 경선을 치른 뒤 중재전당대회를 통해 트럼프를 밀어내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 안팎으로 ‘반 트럼프 정서’가 확산되고 있어 향후 경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밋 롬니 전 공화당 대선 후보의 트럼프 때리기에 이어 ‘성장행동 클럽’‘우리의 원칙’ 등의 이름을 가진 슈퍼팩(정치행동위원회)들이 트럼프 반대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도 7일 인터뷰에서 멕시코 이민자에게 막말을 한 트럼프에 대해 “그의 귀에 거슬리는 언사를 보면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떠오른다”고 비판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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