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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데이터 오독·인물 경시…트럼프 과소평가했다”

등록 2016-05-05 19:49수정 2016-05-05 19:49

트럼프 돌풍 놓친 미 언론 ‘반성문’
“당 주류 결정론에 무게 실은 탓”
억만장자 아웃사이더인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음에도 트럼프 진영을 빼곤 공화당도 우울하게 가라앉은 분위기다. ‘내키지 않는 결과’에 당황한 것은 공화당 주류와 보수 엘리트 계층만이 아니다. 미국 언론도 트럼프가 승리를 결정짓게 된 원인과 그런 결과를 예상치 못한 이유를 분석하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뉴욕 타임스>의 여론분석 담당 기자인 네이트 콘은 4일 ‘내가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틀렸던 것’이란 제목의 기사를 썼다. 공화당 경선 과정을 되짚어보는 내용이지만, 언론이 간과했던 사실들을 복기하는 ‘반성문’이기도 했다. 콘 기자는 트럼프의 승리를 ‘블랙 스완’(검은 백조)에 비유했다. 블랙 스완은 ‘상식에 반하는 극히 드문 일이 실제로 일어난 상황’을 뜻한다.

콘은 “우리(언론)가, 특히 내가 트럼프를 과소평가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우리가 트럼프를 무시했고, 유권자들이 텔레비전 리얼리티 쇼 진행자를 대통령 후보로 뽑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으며, 정당 경선은 주류 엘리트들이 결정적 구실을 한다는 ‘정당 결정론’에 과중한 무게를 실었다”고 했다. 경선 기간 내내 부정적인 가정, (여론조사) 데이터의 오독, 사안의 인과 관계 외면이 잇따랐다는 것이다.

그는 트럼프 승리의 원인으로 여섯 가지를 꼽았다. 첫째, 공화당 경선 시작 때 무려 17명의 후보가 난립하면서 어느 누구도 트럼프만을 견제할 이유가 없었다. 누가 선두를 달릴지도 불분명했다. 경선 한달 반만에 경쟁자가 3파전으로 압축됐지만, 이미 전체 대의원의 3분의2가 투표를 마친 상태에서 조직력과 자금이 부족한 경쟁자들이 트럼프의 승기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둘째, 트럼프를 견제할 당내 주류파 인물들의 경쟁력이 허약하고 분열됐다. 셋째,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주들의 고학력 온건파 공화당원들이 트럼프 같은 아웃사이더보다 주류 정치인을 지지할 것이라고 본 게 오해였다. 넷째, 공화당 주류 엘리트들의 해결 능력이 과대평가됐으며, 실제로는 트럼프에게 거의 도전이 되지 못했다. 다섯째, 트럼프는 유명한 대중문화 스타였으며, 경선 내내 언론 보도의 중심에 있었다. 마지막으로, 승자독식제를 일찍 적용하는 공화당의 경선 방식과 일정도 트럼프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도 4일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을 부인해서 결과적으로 ‘트럼프에 승리를 안겨준 최악의 예언 9가지’를 정리했다. 트럼프를 ‘진짜 후보’로 여기지 않았고, 그가 공화당원이 아니며, 검증된 적이 없다는 이유는 나름 합리적이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 주에서부터 질 것, 뜻밖의 1승을 거뒀지만 차츰 인기가 시들해질 것, 트럼프의 승리를 예상하면 모두가 웃을 것, 트럼프가 이기면 내가 공화당을 떠날 것이기 때문이란 이유도 있었다. 압권은 “어쨌든 트럼프가 결국엔 무너질 것”이란 주술적 예상이었다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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