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
“공화우파 막아야” 클린턴 지원 뜻도
9일 오바마와 만남이 분수령될 듯
9일 오바마와 만남이 분수령될 듯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공식 선언한 7일, 버니 샌더스(사진) 버몬트주 상원의원은 오는 7월 전당대회까지 ‘경선 완주’를 선언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 샌더스를 만날 계획이어서, 이날 대화가 향후 샌더스의 행보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되리란 전망이 나온다.
샌더스는 애초 최다 대의원이 걸려 있는 캘리포니아주 경선에서 클린턴과 2%포인트 차이 초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측됐으나, 94% 개표 상황에서 56% 대 43.1%로 클린턴에게 대패했다. 뉴저지와 뉴멕시코, 사우스다코타에서도 패했다. 이날 치러진 6개주 경선 가운데 샌더스가 이긴 곳은 노스다코타와 몬태나뿐이었다.
샌더스는 개표가 진행되던 밤 10시43분께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의 유세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14일) 워싱턴D.C 프라이머리에서 이기기 위해 열심히 싸울 것이고, (7월25~28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전당대회)에 사회·경제·인종·환경 정의를 가져가기 위해 싸울 것”이라며 ‘경선 완주’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재확인했다. 이어 “나는 우리 앞에 놓인 싸움이 매우 매우 힘든 싸움이라는 것을 안다”며 “그러나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모든 표, 모든 대의원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뉴욕 타임스>는 이에 앞서 샌더스 캠프 관계자 2명의 말을 인용해 “샌더스가 캠프 인력 절반 이상을 감원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샌더스는 조직 업무 담당자와 현장 스태프 상당수를 해임할 예정이며, 일부는 샌더스의 의원실로 옮겨 일을 맡을 예정이다. 샌더스 캠프 쪽은 지지자들에게 워싱턴D.C 유세 초청장을 보낼 때도 참석 여부만을 물었을 뿐, 더이상 후원금 모금 요청은 하지 않았다. 상징적인 경선 완주와 별개로 사실상 선거운동을 접는 모양새다.
캠프의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샌더스는 이날 클린턴을 축하했다. 샌더스는 “오늘 밤 나는 클린턴 (전) 국무장관으로부터 영광스러운 전화를 받았고, 오늘 밤 그녀의 승리를 축하했다”고 말했다. 유세장에 있던 지지자들이 야유를 보내자 손가락 제스처로 이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또 “우리 캠페인의 가장 기본적인 요점은 무엇보다 공화당 우파가 정부를 통제하도록 허락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클린턴을 돕겠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샌더스는 9일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향후 클린턴 지원 시기와 방식 등을 논의하리라 전망된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내어 “샌더스 상원의원의 요청으로 대통령과 샌더스 상원의원이 9일 백악관에서 만나기로 했다”며 “대통령은 샌더스 상원의원이 수백만명의 민주당 유권자를 사로잡은 이례적인 업적을 어떻게 이뤄냈는지, 앞으로 몇주 혹은 몇달 안에 어떻게 그런 열정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