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공화당 전당대회가 치러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의 퀴큰론스 아레나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가 무대에 올라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아버지를 지지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클리블랜드/EPA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1일, 도널드 트럼프의 후보 수락 연설을 앞두고 트럼프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35)가 무대 위에 오르자, 대회장인 ‘퀴큰론스 아레나’ 곳곳에는 박수와 함성소리가 터져나왔다. 마지막 찬조연설 무대를 장식한 이방카는 연설 내내 ‘다정한 아버지이자, 모두에게 평등한 경영자’로 트럼프를 묘사하며 차기 대통령에 적임이라고 강조했다.
이방카는 연설 내내 그간 성차별적 발언으로 비판 받아온 아버지를 감싸기 위해 애썼다. 그는 “(트럼프 그룹에는) 남성 임원보다 여성 임원이 많다. 여성들은 동등한 임금을 받고, 아이를 낳았을 때에는 쫓겨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지원을 받는다”고 소개했다. 이방카는 “대통령으로서, 아버지는 여성이 중요한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현실의 노동법을 바꿀 것이며, 모든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양육수당을 지원할 것”이라며 트럼프가 여성친화적 후보임을 줄곧 호소했다.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에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를 비호감으로 생각하는 미국 여성 유권자는 69%에 이른다. 이방카는 “아버지는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겪은 불평등과 고난을 신문을 통해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인물”이라며 트럼프의 인간적 면모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전직 모델로, 현재는 트럼프기업의 인수 부문 부사장이기도 한 이방카는 지난해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뒤로, 트럼프의 자녀들 중에서도 최측근에서 그를 보좌해왔다. 특히 지난달 코리 루언다우스키 선거대책본부장의 캠프 운영에 불만을 갖고, 그를 경질하게 한 것은 ‘트럼프의 비밀병기’로 불리는 이방카의 영향력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이방카의 대중적 인기를 반영하듯 이날 전당대회 곳곳에는 트럼프가 대통령 임기(8년)를 모두 채운 뒤인 2024년 대선후보에는 이방카가 나와야 한다는 구호인 “이방카 2024”가 쓰인 포스터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는 트럼프의 가족들이 연일 찬조연설자로 총출동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전당대회 첫날인 18일 표절 논란을 빚기도 했던 부인 멜라니아(46)가 찬조연설에 나선 것을 비롯해 이튿날인 19일에는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39)와 막내딸 티파니(23)가 나와 아버지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으며, 둘째 아들인 에릭(32)은 셋째날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를 소개해 부인과 자녀(3남2녀) 6명 중 막내아들 배런(10)을 제외하곤 모든 가족이 무대에 올랐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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