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수락 연설서 샌더스 지지층에 구애
팀 케인 민주당 부통령 후보 지명되자 “샌더스의 싸움은 무가치해졌다” 비꼬아
팀 케인 민주당 부통령 후보 지명되자 “샌더스의 싸움은 무가치해졌다” 비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지지층과 경선 과정에서 클린턴과 겨뤘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지지층의 분열을 부채질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22일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날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 과정에서 보호무역을 지지하면서, 샌더스 지지층에 구애를 보냈다. 샌더스가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자유무역을 강하게 반대했던 점을 활용한 것이다. 그는 또 이날 연설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최대 약점 중 하나인 2012년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 테러 사건을 도마 위에 올리며 “버니 샌더스가 지적했듯이 힐러리의 나쁜 본성과 나쁜 판단이 오늘날 펼쳐지고 있는 재앙을 일으켰다”고 말하기도 했다. 클린턴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된 점에 실망하는 샌더스 지지층을 파고드는, ‘적의 적은 동지’라는 전술을 들고 나온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연설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던 샌더스는 ‘폭풍 트위트’를 올리며 트럼프를 제압했다. 샌더스는 “트럼프는 나 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사람은 대통령 후보에 출마한 것인지, 독재자로 출마한 것인지”라거나 “나를 지지했던 사람은 편견과 분열을 선거운동의 주춧돌로 삼았던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는 클린턴이 23일 월가 개혁에 미온적인 중도적 성향의 팀 케인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자 다시 트위터를 통해 “그(샌더스)의 지지자들은 팀 케인이 선택된 것에 분노하고 있다”며 “팀 케인은 은행들에 의해 지배돼 왔고 지금도 지배되고 있다. 버니의 싸움은 무가치해졌다”고 주장했다.
샌더스는 케인이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것에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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