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한겨레> 자료사진
올해 초 무소속으로 미국 대선 출마를 저울질했던 마이클 블룸버그(73) 전 뉴욕 시장이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지지 연설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공화당 소속으로 뉴욕 시장을 지낸 경력이 있는 ‘중도적’ 정치성향을 지니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24일(현지시각) 블룸버그의 고위 참모인 하워드 울스픈의 말을 인용해, 블룸버그가 오는 25일부터 나흘동안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클린턴에 대한 찬조 연사로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울프슨은 이 신문에 “블룸버그가 필라델피아에서 ‘이번 대선의 확실한 선택은 힐러리 클린턴’이라는 점을 강력히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날인 27일 연설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블룸버그> 통신을 세계적 미디어 그룹으로 키운 억만장자다.
블룸버그는 애초 민주당원이었지만, 지난 2000년 뉴욕시장 선거 때 공화당 후보로 나서 당선됐으며, 2009년 3선 도전 때에는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등 2000년 이후 민주당과 거리를 둬왔다.
클린턴 진영은 몇 주 전 블룸버그에게 전대 연설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가 클린턴 쪽 요청을 받아들인 것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상승세에 경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그동안 ‘무슬림 입국 금지’ 등 트럼프의 배타적인 이민 정책에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올해 초 ‘월가 개혁’을 주장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돌풍을 일으키자, ‘샌더스도, 트럼프도 안된다’며 무소속으로 대선출마를 검토하기도 했다. 블룸버그와 클린턴은 사적으로 친밀한 관계는 아니지만, 블룸버그가 뉴욕 시장으로, 클린턴이 뉴욕주 상원의원으로 있을 때 원만한 업무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쪽은 블룸버그의 합류가 중도층 유권자 및 기업인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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