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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마야제국 ‘뱀 왕조’ 1300년 비밀 풀리나

등록 2016-08-08 13:44

미국·벨리즈 고고학팀, 마야 왕족 무덤으로 최대 규모
20대 남성 유골 주변에 사슴 뼈, 옥구슬, 석검, 도자기들
이례적 축조양식…상형문자판은 고대 마야문명 연구 자료
마야 제국 ‘뱀 왕조’의 왕족 무덤에서 미국 노던애리조나대 고고학 연구팀과  벨리즈 고고학연구소 전문가들이 발굴 작업을 하고 있다.  <가디언> 누리집 갈무리, 발굴팀 제공 사진.
마야 제국 ‘뱀 왕조’의 왕족 무덤에서 미국 노던애리조나대 고고학 연구팀과 벨리즈 고고학연구소 전문가들이 발굴 작업을 하고 있다. <가디언> 누리집 갈무리, 발굴팀 제공 사진.

중앙아메리카 유카탄 반도의 작은나라 벨리즈에서 6~8세기에 번성한 마야제국 ‘뱀 왕조’의 비밀을 밝혀줄 왕가의 고분이 발굴됐다. 최소 1300년 동안 땅속에 묻혀 있던 이 고분은 마야 문명권의 무덤으로는 최대 규모로, 마야 역사 연구에 풍부한 자료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가디언>이 7일 보도했다.

벨리즈의 고고학 유적지인 수나투니치에서 발굴된 이 고분은 8세기 무렵 주변 세력을 평정한 ‘뱀 왕조’의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마야를 다스렸던 지배 가문의 왕족들은 가택에 뱀 머리를 그린 문장을 장식해 후대에 ‘뱀 왕조’라는 이름을 얻었다.

미국 노던애리조나대 발굴팀과 벨리즈 고고학연구소는 지상 기단이 가로 4.5m, 세로 2.4m터인 피라미드 형태의 건축물을 연구하던 중 이 구조물의 지하에서 가로 4.8m 세로 8m 크기의 거대한 방을 발견하면서 이것이 왕가의 무덤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방에서는 나이 20대의 건장한 남성의 유골이 머리를 남쪽으로 향한 채 눕혀져 있었다. 상형문자판, 재규어와 사슴의 뼈, 목걸이 장식으로 보이는 비취 구슬, 석검, 도자기 등 당대의 생활을 짐작케 하는 유물들도 다량 출토됐다.

발굴팀을 이끈 노던애리조나대 고고학자 제이미 오는 “(이 고분이) 지금까지 벨리즈에서 발견된 무덤 중 최대 규모”라며 “특히 이곳에서 발견된 상형문자판들은 고대 마야 세계의 전쟁과 희생 제의에 관한 이야기들을 탄탄히 세워주는 것으로 무덤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발굴된 고분은 마야문명의 전통적인 무덤 축조양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건축됐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마야 고분의 대다수는 이미 지어진 건축물에 매장실을 추가 설치하는 방식인 반면, 이번 고분은 이집트 피라미드처럼 지상 건축물과 동시에 축조된 것이다. 오 발굴팀장은 “달리 말하면, 이 건축물은 처음부터 무덤을 덮을 목적으로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발굴팀은 현재 이 무덤의 주인공의 신원과 건강 이상 여부, 사인 등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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