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1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9·11테러 추도행사 도중 어지럼증으로 휘청거려 그의 건강문제가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조짐이다. (뉴욕 AP=연합뉴스)
수행원 부축 받고 황급히 자리 떠
주치의 “폐렴 진단…행사서 탈수 증상”
트럼프 건강이상 공격 속 대선 쟁점화될 듯
주치의 “폐렴 진단…행사서 탈수 증상”
트럼프 건강이상 공격 속 대선 쟁점화될 듯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현지시각) 뉴욕에서 열린 9·11 테러 추모행사에 참석했다가 휘청거리며 차량에 실려갔다. 클린턴의 주치의는 그가 폐렴에 걸렸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가뜩이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쪽이 클린턴의 건강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상황이어서, 클린턴 건강 문제가 오는 26일 1차 텔레비전 토론회 및 대선 국면에서 큰 쟁점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시엔엔>(CNN) 등은 이날 오전 클린턴이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공식 추모행사에 참석했으며, 1시간30분 정도 현장을 지키다 수행원들의 부축을 받아 황급히 자리를 떴다고 전했다.
클린턴은 이날 비틀거리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으며, 비밀 경호원들이 클린턴을 도와 검은색 차량을 타고 추모식장을 빠져나갔다. 목격자들이 제공한 영상들을 보면, 클린턴은 수행원과 경호원의 부축을 받아 차량을 기다리던 도중 두어 차례 옆으로 휘청거렸으며, 차량에 올라타면서도 인도와 차도 사이 턱에 발이 걸리고 무릎이 꺾여 차량 안쪽 좌석으로 크게 쓰러졌다.
클린턴은 추모식장에서 가까운 딸 첼시의 아파트로 이동해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자신의 차파쿠아 자택으로 옮겼다. 캠프 쪽은 초기에 “클린턴이 더위를 먹었다”고 밝혔다. 뒤이어 클린턴의 주치의인 ‘마운트 키스코 메디컬 그룹’의 내과과장 리자 발댁은 성명을 통해 “클린턴이 지난 금요일 폐렴을 진단받아 항생제를 투여했으며, 휴식을 취하고 일정을 조정하라고 조언한 바 있다”고 전했다. 발댁 과장은 이어 “오늘 아침 사건과 관련해 클린턴은 더위를 먹었으며 탈수 증상을 보였다. 지금은 탈수 증상에서 벗어나 잘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클린턴은 첼시의 아파트를 나오며 기자 등이 몸상태를 묻자 “아주 좋다. 오늘 뉴욕이 아름답다”라며 활짝 웃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엔엔>은 오는 12일로 예정된 클린턴의 캘리포니아 방문 일정이 매우 불투명해졌다고 전했다. 클린턴은 지난 5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연설에서도 연신 기침을 해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바 있다. 특히, 클린턴은 국무장관이던 지난 2012년 12월 바이러스성 장염에 걸려 실신하며 머리를 부딪쳐 뇌진탕을 일으켰고, 후속 검진 과정에서 혈전이 발견돼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트럼프 진영은 이런 클린턴의 건강 이상 이력을 계속 공격하고 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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