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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클린턴 휘청’ 후폭풍…지나친 ‘비밀주의’ 비판·우려

등록 2016-09-13 16:05수정 2016-09-13 20:50

폐렴 진단 받은 사실 측근들에만 알리고 ‘쉬쉬’
NYT “정치적 위협 있을 때마다 사생활이라며 웅크려”
트럼프 납세내역 비공개 비판하다 되레 수세국면으로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9·11테러 15주기 추모행사에서 휘청거리면서 불거진 ‘건강 문제’의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클린턴과 측근들이 정치적 위협 앞에서 본능적으로 몸을 사리며 상황을 모면하려는 태도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12일 클린턴이 지난 금요일 폐렴 진단을 받은 뒤 그녀의 가족과 몇몇 측근들에만 정보를 제한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유권자들에겐 중요한 이슈도 아니고, 자칫 정보가 왜곡돼 정적들이 악용할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클린턴은 주말이 지나면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에 따라 클린턴은 유세 일정을 밀어부치기로 했다.

클린턴은 지난 11일 <시엔엔>(CNN)과의 인터뷰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폐렴에 걸린 사실을 비밀로 유지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뉴욕 타임스>는 클린턴이 정치적 위협이라고 느낄 때마다 “사생활 영역”이라며 반사적으로 웅크리는 경향이 있으며, 이런 측면에서 폐렴이 공개된 방식도 지지자들의 우려와 반대자들의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무장관 재직시절 개인 이메일 서버를 사용해 문제가 된 ‘이메일 스캔들’도 큰 틀에서 보면 이런 범주에 속한다.

지나친 몸사리기가 비밀주의로 비춰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투명하지 못하다고 비판해온 클린턴 진영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렸다. 클린턴 쪽은 트럼프가 납세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사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납세 내역과 건강기록을 선제적으로 공개해왔기 때문이다. 폐렴 사실의 뒤늦은 공개로 이젠 클린턴 쪽이 되레 수세적인 국면이 됐다.

클린턴이 행사장을 일찍 빠져나간 사실이 언론에 포착된 뒤 선거 캠프의 초기 대응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선거 캠프의 공식 답변은 “클린턴이 더위를 먹었다”는 게 고작이었다. 클린턴 주치의가 “폐렴을 진단받았다”고 밝힌 것은 그로부터 5시간 뒤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전략가 출신으로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낸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트위터를 통해 “폐렴은 항생제로 고칠 수 있다. 그런데 불필요한 문제(의혹)를 계속 야기하는 클린턴의 건강하지 못한 프라이버시 애호는 무엇으로 치료하냐”고 꼬집었다. 켈리엔 콘웨이 트럼프 선대본부장은 트위터에서 액설로드의 지적은 “전적으로 옳은 말”이라며 되치기에 활용했다.

클린턴 쪽은 건강이상설이 급속도로 퍼지자, “폐렴 진단 외에 감추는 병력은 없다. 며칠 안에 추가 의료정보를 공개하겠다”며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한, 12일과 13일에 예정됐던 후원행사 참석을 취소하고, 잠정적으로 16일께부터 유세를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도 이날 방송 등에 나와, 지난주에 건강검진을 받았으며 구체적인 결과를 이번주 중 적당한 시점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클린턴과 달리 자신의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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