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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궁지몰린 트럼프…“언론이 선거 조작”

등록 2016-10-17 16:49수정 2016-10-17 17:12

연일 의혹 제기하며 언론 비난
“클린턴 당선되면 쿠데타” 열성 지지자들 동요
결과적으로 선거에 대한 신뢰 와해시킨다 우려도

15일 미국 뉴저지주 에디슨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연설하고 있다. 에디슨/AP 연합뉴스
15일 미국 뉴저지주 에디슨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연설하고 있다. 에디슨/AP 연합뉴스
과거 성희롱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대선을 불과 3주 앞두고 최대 위기를 맞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이제는 ‘선거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궁지에 몰린 트럼프가 이번 의혹을 통해 강경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를 부추겨 지지층의 범위만 더욱 좁게 만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는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기꾼’ 힐러리를 당선시키기 위해 거짓되고 근거도 없는 주장, 노골적인 거짓말을 쏟아내는 미디어에 의해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트럼프는 이튿날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선거는 언론에 의해 완전히 조작됐다”며 “많은 투표소에서도 그럴 것(조작이 일어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측근으로 분류되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과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역시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의 선거 조작 의혹을 거들었다. 특히 줄리아니 전 시장은 과거 시카고에서 불거진 사망자 투표 적발 사실을 거론하며 “필라델피아나 시카고에서 공정한 선거가 치러질 것이라 말하는 건 멍청한 짓”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선거 조작 의혹에 열성 지지자들 역시 동요하고 있다. 15일 <보스턴 글로브>는 “만약 클린턴이 대통령이 된다면 쿠데타를 일으키고, 그를 총살시킬 것”이라는 강경 지지자 댄 보우맨(50)의 발언을 전했다. 같은 날 뉴저지에서 열린 트럼프 선거 유세에 참여한 프레드 스테드먼(57)은 “클린턴이 당선된다면 당연히 반란이 있을 것이다. 선거 결과가 조작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달 공개된 <에이피>(AP) 통신이 공개한 여론조사를 보면, ‘선거 개표가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응답한 공화당 지지자들은 3분의 1에 불과했다. 지난 주말 버지니아주 샬롯스빌에 자리한 민주당 하원 의원 후보 사무실 주변에서는 흥분한 친트럼프 성향의 시위대에 의해 방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트럼프에게 ‘기득권 집단’으로 내몰린 공화당 지도부는 후보자의 선거 조작 의혹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이은 성추문 의혹이 불거지자 사실상 트럼프 지지를 철회하며 거리두기를 해온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은 15일 성명을 내 “각 주에서 이번 선거를 투명하게 시행할 것이라 확신한다”며 선거 조작 의혹을 일축했다. 트럼프의 문제적 발언을 진화하는 ‘소방수’ 노릇을 해온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는 16일 <엔비시>(NBC) 방송 인터뷰에서 “기성 언론들의 명백한 편견에 피로감이 들고, 이 때문에 대선판이 조작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트럼프의 발언을 옹호하면서도, “대선 결과를 반드시 존중하겠다”고 밝혀 미묘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여론조사는 ‘조작’됐으며, 토론 사회자들은 ‘편견’에 가득 차 있고, 선거 결과는 곧 ‘뒤바뀔 것’이라는 트럼프의 주장은 결과적으로 선거에 대한 신뢰만 와해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티브 이스라엘 민주당 하원의원은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선거 결과를 부정하고 선거 기관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은 유권자들을 분열시키는 트럼프에게 딱 들어맞는 전략”이라 분석하면서도, “문제는 선거가 끝나고 미국의 민주주의가 위험해 처해질 수 있다는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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