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첫 언론인터뷰

오바마케어 부분 존치, 전국적 인프라 투자, 금융규제 완화
시리아 및 러시아와 협력해 IS 격퇴 전쟁 강화
클린턴 처벌은 “생각없이 한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5대 대통령 당선자가 10일(현지시각) 백악관을 처음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하고 ‘정권인수’를 협의했다. 사진은 이날 회동 중 트럼프가 말하는 모습.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당선 뒤 첫 언론 인터뷰에서 △오마바케어의 부분 존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국적 사회간접자본 프로젝트 △국제무역협정 개혁 △시리아 내전 해결을 위한 시리아와 러시아와의 관계개선 등을 집권 뒤 추진할 우선과제로 밝혔다.

트럼프는 11일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으로서 첫 몇주간의 급박한 우선과제로 금융기관들의 규제 해제를 들었다. 금융회사들이 자기자본으로 투자를 하는 것을 금지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월가 규제법인 ‘도드-프랭크법’의 폐기를 즉각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그 이유로 그는 “은행들의 부담을 줄여 대출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들었다. 그는 ‘도드-프랭크법’ 때문에 은행들이 대출을 할 수 없다며, “도드-프랭크법은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깎아먹고, 성장을 지체시킨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집권 뒤 최우선으로 폐기하겠다고 밝혀왔던 ‘오바마케어’(오바마 행정부의 의료보험)에 대해선, 보험회사가 환자의 건강상태를 이유로 보험 적용을 거부할 수 없도록 한 조항, 부모 보험으로 자녀가 추가 보험 적용을 받는 2개 조항은 존속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바마케어가 폐기되면 당장 2500만명이 의료보험을 잃게 되는 현실적 문제로 인해 ‘부분 존치'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전국적인 사회간접자본 프로젝트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국제무역협정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로 이전한 미국 기업 제품들에 관세를 부가해, 미국 내 일자리를 보존하겠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당선 뒤 전국적으로 벌어지는 반트럼프 시위를 의식한 듯 “서로 사랑하는 나라를 원한다”며 갈등을 완화하는 최선의 길은 “일자리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대해 ‘특별검사를 임명해 감옥에 넣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선 “깊이 생각하고 한 말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대외정책 중에선 오바마 행정부와는 달리 러시아와 시리아의 아사드 정부와의 관계개선을 추진할 것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이슬람국가(IS)를 제거해야만 한다”며 “러시아·시리아와 협력해 이슬람국가 격퇴 전쟁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시사했다. 한편, 트럼프 정권 인수팀은 취임 100일 동안 우선과제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등을 공식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입수한 내부 문건을 보면, 협상이 진행 중인 티피피는 즉각 탈퇴하고, 미국-캐나다-멕시코 간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에 대해선 미국 요구가 반영되지 않을 경우 취임 200일 이내 폐기하는 것으로 적시하고 있다. 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현재 추진 중인 대규모 인수합병안을 정밀 검토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트럼프는 지난 22일 게티즈버그 유세에서 이외에도 외국의 모든 불공정 무역 사례 즉시 조사, 불법이민자 추방, 유엔 기후변화출연금 취소 등을 골자로 하는 100일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