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4일 시카고대에서 열린 젊은이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활짝 웃고 있다. 시카고/UPI 연합뉴스
그가 돌아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20일 백악관을 떠난 뒤 처음으로 24일 공식 석상에 얼굴을 보이자,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가 침묵을 깨고 공개 활동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시카고대에서 수백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가장 중요한 일은 어떤 방식으로든 차세대 리더십이 바통을 이어받고 그들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1980년대 시카고에서 지역사회 조직활동을 하고, 이후 시카고대 로스쿨에서 헌법을 가르쳤고, 연방 상원의원에 출마해 당선됐다. 시카고는 그의 정치적 고향으로, 그의 기념도서관도 세워지고 있다. 더욱이 이번 행사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100일(29일)을 앞두고 열려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단 한 차례도 ‘도널드 트럼프’를 입에 올리지 않았고, 정치에 대한 언급도 삼갔다. 그는 젊은이들의 정치 참여를 강조하면서 자신의 일은 바로 이들을 돕는 것이라고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다음에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며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고 또 하려 하는 많은 이슈들이 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가장 중요한 일은 차세대 리더십 지원”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선거구를 특정 정당에 유리하게 바꾸는 ‘게리맨더링’과 정치자금, 사법개혁, 경제 불평등 문제 등을 거론하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진전을 이루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은 정치와 시민 생활과 관련돼 있다”고 밝히며 젊은이들의 정치·사회 참여를 촉구했다. 그는 언론의 양극화를 심각한 문제로 지적하기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행사 참여를 시작으로, 다음달 보스턴에서 케네디재단이 수여하는 상을 받고,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열리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민주주의와 국가의 책임 등을 주제로 토론도 할 예정이다.
황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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