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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백악관에 울려퍼진 ‘트비어천가’

등록 2017-06-13 11:44수정 2017-06-13 21:32

트럼프, 첫 전체 각료회의 주재 “나만큼 일 많이 한 대통령 없다” 자찬
각료들은 “당신의 리더십에 감사” “당신에 봉사 영광” 낯뜨거운 찬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백악관에서 처음으로 모든 각료가 참석한 전체 각료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백악관에서 처음으로 모든 각료가 참석한 전체 각료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나보다 더 많은 일을 한 대통령은 없다.”(도널드 트럼프)

“당신에게 봉사하게 된 것은 최고의 영광이고 축복이며 특전이다.”(각료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백악관에서 첫 전체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자신의 ‘업적'을 자화자찬했다. 참석한 각료들은 이 자리에서 한명씩 돌아가면서 노골적으로 ‘용비어천가’를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이 방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사람들이 모여있다. 나는 그들이 뛰어난 경험과 성공의 기록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공통의 목표를 공유하고 있어서 발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선 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구호로 내걸었는데 지금 우리가 그것을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속도로 빠르게 이행하고 있다”며 “대공황에 맞닥뜨렸던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 등 일부 예외를 빼고는 우리보다 더 많은 법안을 통과시키고 많은 일을 한 대통령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들에게 한명씩 발언할 기회를 줬고, 각료들은 ‘트럼프 찬양’ 일색의 발언을 했다.

먼저 얘기를 하게 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미국인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고 있는 대통령의 부통령으로 봉사하는 것은 내 일생에서 가장 큰 특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료들은 부통령의 뒤를 이어 ‘용비어천가’를 거리낌 없이 불러댔다.

“당신에게 봉사할 수 있는 것은 영광이다.”(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특전이다. 정말 영광이다.”(알렉산더 어코스타 노동장관)

“이 중요한 때에 당신의 리더십 아래에서 보건부를 이끄는 것은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영광이다. 당신이 나에게 준 특전과 당신이 보여준 리더십에 대해 뭐라고 감사의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톰 프라이스 보건장관)

일부 참석자들은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언급을 하면서 트럼프를 찬양하기 바빴다. 일레인 차오 교통장관은 트럼프가 지난주에 교통부를 방문한 데 대해 사의를 표하며 “수백명의 사람들이 황홀해했다”고 말했다. 미시시피주를 방문했다가 돌아온 서니 퍼듀 농림장관은 “그들은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참석한 모든 각료들을 대표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당신의 의제에 봉사할 수 있도록 기회와 축복을 준 것에 감사한다.”

발언들은 곧바로 풍자의 소재가 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사람들이 트럼프를 셰익스피어 희곡 <리어 왕>의 주인공에 비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명의 공주한테 누가 가장 자신을 사랑하는지 묻는 나이 든 리어 왕처럼 트럼프가 각료들에게 누가 가장 ‘용비어천가’를 잘 부르는지 시험에 들게 했다는 얘기다.

민주당의 상원 원내대표인 척 슈머 의원은 곧바로 패러디 동영상을 만들었다. 세명의 보좌관과 함께 회의 테이블에 앉은 모습의 슈머 의원이 “루시, 어제 일요일 티브이 출연은 어땠어?”라고 묻자, 보좌관은 “당신의 목소리는 완벽했어요”라고 답한다. 또 “미셸, 오늘 아침 헬스장에서 나왔을 때 내 머리가 어때 보였어?”라고 묻자, 다른 보좌관은 “어느 누구도 당신보다 훌륭한 머리를 가지고 있지 않아요”라고 답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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