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로켓맨” 지칭하며
한국과 대화 일단 “지켜보자” 말해
남북대화 결과보고 유불리 판단뜻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2일 기자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대화 재개 움직임에 원칙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지는 않으면서도 향후 추이를 지켜보자는 다소 신중한 기류를 보이고 있다.
새해 첫 업무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오전 트위터를 통해 “로켓맨(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지칭)이 지금 처음으로 한국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다”며 “아마 그것은 좋은 소식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지켜보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와 ‘다른’ 압박들이 북한에 큰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북한) 군인들이 한국으로 위험하게 달아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남북 대화 자체에 대해선 열려 있지만, 향후 북한의 대응과 회담 결과를 보고 최종적으로 미국 입장에서의 유불리를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방금 ‘핵단추가 항상 책상 위에 있다’고 했는데 나는 그가 가진 것보다 더 크고 강력한 핵단추가 있다. 내 버튼은 작동한다!”는 트위터 글을 올리며, 말싸움을 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3일 방송된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는 “한국과 미국을 멀어지게 만들려는 단순한 접근에 분명한 목적이 있다고 본다”고 비판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물론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의 도발적인 행동은 우리의 동맹을 더욱 가깝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이런 무기(핵무기)를 추구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미국을 쫓아내라고 강요하고 협박하기 위해서다”라고도 말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신년사가 ‘한-미 간 이간질을 위한 의도’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의식한 듯 “김정은이 한-미 간 이간질을 하려고 시도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나워트 대변인은 “남북이 회담을 열기를 원하기로 결정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그들의 선택”이라면서도 “김정은이 진지하게 테이블에 앉아 회담을 할지에 대해선 매우 회의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일치된 대응 방안을 위해 한국 쪽 사람들과 긴밀한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한국과 함께 최대의 압박을 위해, 그리고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최종적인 목표(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금지(폐기)하기 위한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면 어떤 대화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관련 영상] 정세현·문정인의 2018 한반도 전망 | 한겨레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