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각)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으로 결정된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지난해 2월 매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연설하고 있다. 매릴랜드/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으로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존 볼턴이 4월9일부터 나의 새 국가안보보좌관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리게 돼 기쁘다”며 “매우 뛰어나게 업무를 해왔고 항상 나의 친구로 남을 맥매스터의 봉사에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볼턴은 미 국무부 군축 및 비확산담당 차관을 거쳐 유엔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인물로,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부터 대북 강경파의 대표격으로 꼽혀왔다. 그는 최근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종종 만나는 것이 목격돼 차기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계속 거론돼왔다.
백악관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맥매스터 보좌관은 사임 문제를 최근 논의해왔다”며 “두 사람 모두 추측이 계속 나오는 것보다는 새로운 팀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 시간표를 신속하게 앞당겼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대체하는 인사를 한 데 이어, 국가안보보좌관까지 교체한 것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친정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 타임스>도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의 만남 전에 국가안보팀을 채우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볼턴 전 대사는 지난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두고 “명백히 전례 없는 발전이고,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매우 과감한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볼턴 전 대사는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한에 경제적 지원을 제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북한과 평화조약을 체결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한 것이 행운”이라며, 북한과의 협상에서 무조건적인 양보를 요구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북한이 시간을 벌려하고 있구나’라고 판단한다면 시간 낭비를 피하고자 아마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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