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오른쪽)이 29일 알링턴의 펜타곤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를 맞이하고 있다. 펜타곤/EPA 연합뉴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29일 ‘슈퍼 강경파’로 불리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를 향해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볼턴 내정자는 이날 국방부를 방문해 청사 계단까지 내려와 기다리던 매티스 장관에게 “만나서 반갑다. 초대해줘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에 매티스 장관은 웃으면서 “와줘서 감사하다. 결국 만나게 돼 반갑다. 당신이 실은 악마의 화신이라고 들었다. 만나고 싶었다”며 농담으로 화답했다. 두 사람은 곧바로 청사 안으로 들어갔지만, 미국 언론들은 서로 만난적이 없던 두 사람의 첫 대면인 점에 견줘볼 때 매티스 장관의 인사에 가시가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전임자인 허버트 맥매스터를 경질하고 발탁한 볼턴 내정자와 매티스 장관은 주요 외교 현안에 대한 입장이 확연히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볼턴 내정자는 임명 전이긴 하지만, 북한과 이란에 대한 예방타격을 지지한다고 말해왔다. 이에 비해 매티스 장관은 북한과의 전쟁이 “믿을 수 없는 규모의 비극이 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또한 볼턴 내정자는 이란 핵협정을 파기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매티스 장관은 유지해야 한다는 정반대의 입장을 보여왔다.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볼턴 임명 발표 직전에 매티스 장관이 주변에 “볼턴과 함께 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지난 24일 보도하기도 했다. 이 보도가 논란이 일자 매티스 장관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기를 희망한다. 집단사고( group think)를 원치 않는다면 그것이 최선이다. 우리는 파트너십을 이뤄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진화하기도 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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