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위관리들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대화를 나눴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조건을 협상하면서 미 고위관리들이 김 위원장에게 직접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북-미 간) 논의는 계속 진행 중”이라면서도 그 같은 대화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에 있는 자신의 개인 별장인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진행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소인수 정상회담 머리발언에서 “우리는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아주 고위급, 엄청난 고위급 수준에서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여기엔 많은 선의가 있다고 믿고 있고, 많은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내가 항상 말해왔듯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최종결과지, 우리가 정상회담 개최를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북-미 정상회담 장소와 관련해 “5개의 장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중에 미국 내 장소가 있냐’는 출입기자들의 질문엔 “없다”고 밝혔다. 미 당국자는 백악관 출입기자들의 추가 질문에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소인수 정상회담에 앞어 열린 아베 총리와의 단독 정상회담 머리발언에선 “그들(남북)은 종전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나는 이 논의를 축복한다”며 “사람들은 한국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깨닫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은 아마도 6월 초, 아니면 얘기가 잘되면 그보다 좀 일찍 열릴 수도 있다”며 “일이 잘 안되면 회담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회담 불발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장소나 의제 문제 등과 관련해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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