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통해 장소·일정 발표
“세계평화의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 것”
아시아권 제3국 외교를 자주 열려
“세계평화의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 것”
아시아권 제3국 외교를 자주 열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 정상회담 장소가 싱가포르로 확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트위터를 통해 “매우 기대되는 김정은(국무위원장)과 나의 회담이 싱가포르에서 6월12일 개최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 양쪽 모두는 회담을 세계 평화를 위한 매우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9일 각료회의를 주재하며 “우리는 (정상회담) 시기를 정했고 장소도 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판문점 개최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에게 “거기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들의 말을 종합하면, 북한은 최근까지 물밑 협상 과정에서 평양 개최를 강하게 요구했고, 미국은 판문점을 주장하며 팽팽히 맞섰다. 이에 따라 양쪽이 ‘싱가포르’라는 절충안에 막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 개최의 경우, 남북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미 남북 정상회담 개최지로 세계인의 눈길을 끈 판문점이 자신의 최대 치적이 될 수 있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는 ‘신선도’가 높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백악관 참모들은 보다 ‘중립적’인 싱가포르가 적합한 장소라는 의견을 집중적으로 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는 경호와 안전성, 교통과 이동의 편의성, 취재 환경 측면에서 우수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워싱턴 포스트>는 “싱가포르는 북한과 외교 관계가 있고 북한 대사관이 있으며, 아시아권 제3국 외교를 자주 원활히 진행한 바 있는 곳”이라고 분석했다. 2015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당시 대만 총통의 역사적 첫 정상회담도 바로 이 호텔에서 열렸다.
싱가포르가 회담 장소로 확정된다면 외교적 협상 무대로 손꼽히는 샹그릴라 호텔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장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샹그릴라 호텔에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연례안보회의인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가 매년 열리고 있다.
정상회담 시기는 애초 6월 초로 잡혔으나, 폼페이오 장관의 재방북 때 이뤄진 협의 과정에서 다음달 8~9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인 6월12일로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회담 기간과 관련해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을 이륙해 주일미군사령부가 있는 일본 요코타 공군기지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수행 기자들에게 “하루 일정으로 계획하고 있지만, 논의할 것이 더 있으면 이틀로 늘릴 기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북한에서 풀려난 한국계 미국 시민 3명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직접 마중 나간 자리에서 “그(김정은 위원장)가 정상회담 전에 이들을 풀어준 것에 매우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 북한을 방문하고 싶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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