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발칸반도의 소국 몬테네그로를 방어하다가는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해 또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방영된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나토는 다른 회원국이 공격 받을 경우 집단안전보장이 의무화돼 있다. 내 아들이 왜 몬테네그로를 방어해야 하는가’라고 묻자 “무슨 말인지 이해한다. 나도 같은 질문을 해왔다”고 답했다. 이어 “몬테네그로는 매우 강한 국민들이 있는 아주 작은 국가다. 매우 공격적인 국민들”이라며 “그들은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다. 축하한다. 3차 세계대전”이라고 말했다. 몬테네그로인들을 “공격적”이라고 비하하는 동시에, 러시아가 침공해도 미국이 나서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발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과거 유고슬라비아연방 소속이었던 인구 63만명의 소국 몬테네그로가 지난해 나토의 29번째 회원국이 되는 것에 반발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나토 회원국보다 나토의 가상 적인 러시아 편을 드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푸틴에 대한 또다른 선물’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그는 지난해 5월 나토 정상회의에서 사진 촬영을 할 때 두스코 마르코비치 몬테네그로 총리를 거칠게 밀면서 앞으로 나와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발언에 비판이 이어지자, 이날 <시비에스>(CBS) 방송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며 다시 말을 바꿨다. 그는 ‘푸틴 대통령에게 (선거 개입의) 직접적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내가 이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책임지는 것처럼 푸틴 대통령도 그 나라를 책임지고 있다”며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 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전날에는, 지난 16일 푸틴 대통령과의 기자회견 때 ‘러시아가 개입할 이유가 없다’고 한 발언이 사실은 ‘러시아가 그러지 않았을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다’고 말하려던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부정어(not) 하나가 빠지는 바람에 오해를 낳았다는 것이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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