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이 지난 1일(현지시각) 워싱턴 국립성당에서 열린 존 매케인 상원의원 장례식에 참석해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간의 불협화음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세션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상원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지지 선언을 하고 대선캠프 고문까지 맡은 인물이어서, 두 사람이 결별 수순으로 가면 적지 않은 파장이 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트위터를 통해 “버락 오바마 때부터 오랫동안 수사해온 두 명의 인기 있는 공화당 하원의원을 ‘제프 세션스 법무부’가 11월 중간선거를 코앞에 두고 널리 홍보까지 하며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쉽게 이길 두 선거가 시간이 충분치 않아 이제 불확실해졌다. 잘했다, 제프…”라며 “(법무장관 인준 표결에서) 아무도 제프 세션스에게 찬성표를 던지지 않은 민주당은 이제 그를 틀림없이 사랑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하원의원 두 명의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지난달 기소된 크리스 콜린스과 덩컨 헌터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콜린스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먼저 지지한 하원의원이고, 헌터도 초기 트럼프 지지 의원들 중 한 명이다. 콜린스 의원은 기업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취득, 헌터 의원은 선거자금 사적 사용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으로 불렸던 세션스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갈등은 지난해 3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세션스 장관은 자신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러시아 스캔들’ 수사 지휘권을 포기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부 장악’을 포기한 세션스 장관에 불만을 쏟아냈다. 지난달 말에는 대선 캠프 선거대책본부장 출신의 폴 매너포트와 자신의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등 과거 측근 2명이 유죄 판결을 받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세션스)는 자신의 지휘 하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깎아내렸다.
워싱턴 정가에선 11월 중간선거를 전후로 세션스 장관이 해임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하지만 보수 진영에서 세션스 장관의 지분도 적지 않아, 그를 해임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도 일정 정도 출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