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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마약성 진통제 남용’ 존슨&존슨에 7천억 배상 판결

등록 2019-08-27 16:04수정 2019-08-27 20:14

미 법원 “오피오이드 중독성 축소, 과잉마케팅”
1999년 이후 미국서 40만명 과다복용 사망

48개주, 2천여 지자체 줄소송…제약계 비상
백악관 “사회·경제적 비용 600조원 넘어”
지난 5월 미국 뉴욕 증시의 주가 전광판에 제약회사 존슨앤드존슨의 회사 로고가 보인다. 미국 오클라호마주 법원은 26일 존슨앤드존슨에 마약성 진통제 남용에 따른 중독과 대규모 사망 사태의 책임을 물어 5억7200만달러의 배상을 판결했다. 뉴욕/EPA 연합뉴스
지난 5월 미국 뉴욕 증시의 주가 전광판에 제약회사 존슨앤드존슨의 회사 로고가 보인다. 미국 오클라호마주 법원은 26일 존슨앤드존슨에 마약성 진통제 남용에 따른 중독과 대규모 사망 사태의 책임을 물어 5억7200만달러의 배상을 판결했다. 뉴욕/EPA 연합뉴스
미국의 한 지방법원이 제약회사 존슨앤드존슨에 마약성 진통제의 남용 책임을 인정해 거액의 배상금을 부과했다. 현재 미국에서만 1500여건의 비슷한 소송이 진행 중인데다, 오는 10월엔 오하이오주에서 다른 제약회사들도 관련된 연방법원의 첫 판결을 앞두고 있어, 이번 판결이 앞으로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미국 오클라호마주 클리블랜드 카운티 법원은 26일 존슨앤드존스사가 오피오이드 계열 진통제의 과잉 마케팅과 중독에 책임이 있다며 5억7200만달러(약 694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국 법원이 제약회사에 오피오이드계 진통제 남용의 책임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존슨앤드존슨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017년 오클라호마주 법무장관 마이크 헌터는 존슨앤드존슨, 퍼듀, 테바 등 3대 제약사가 오피오이드의 중독성을 축소하고 남용을 부추겼다며 ‘공적 불법방해(public nuisance)’ 혐의로 기소했다. 이 중 퍼듀와 테바는 지난 5월 존슨앤드존슨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오클라호마주와 각각 2억7000만달러와 8500만달러의 배상금에 합의하고 소송을 종결했다.

마약성이 있는 오피오이드 계열 진통제의 남용과 관련된 미국 내 사망자 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마약성이 있는 오피오이드 계열 진통제의 남용과 관련된 미국 내 사망자 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오피오이드는 아편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합성 진통·마취제로, 미국에선 의사의 처방전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구입해 복용할 수 있다. 통증이 심한 말기암 환자나 수술 뒤 극심한 통증을 겪는 환자들에게 널리 쓰였다. 문제는 이 약물이 중독성이 심한데다 과다복용에 따른 사망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17~18년에만 4만7천여명을 포함해 1999년 이후 지금까지 20년새 오피오이드계 진통제의 과용으로 40만명이 넘게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경제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2017년 백악관 경제보좌관실은 ‘오피오이드 위기’에 따른 비용이 2015년에 5천억달러(약 606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는 의료 비용 뿐 아니라 생산성 저하, 유자녀 돌봄 비용 등이 포함됐다.

오피오이드 남용이 심각한 문제가 되면서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 현재 미국 50개 주 가운데 48개주와 2000여곳이 넘는 지방자치단체가 제약회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으며, 이번 오클라호마주 판결에 따라 앞으로도 관련 소송이 더 이어질 전망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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