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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저위력 핵탄두 무장 잠수함 실전 운용…사용 가능성 높여”

등록 2020-01-30 17:18수정 2020-01-30 17:20

미국과학자연맹 “작년말 출항, 대서양 배치”
히로시마 원폭 1/3 위력 저강도 전술핵무기
2018년 트럼프 지시 ‘핵 태세 검토’에서 채택
“러·중 위협에 값싸고 간편한 신속대응” 명분
“핵 ‘억지’ 아닌 ‘승리’ 수단 사용 가능성 커”
미국 해군의 오하이오급 잠수함 테네시호가 모항의 기지로 귀환하는 모습. 트라이던트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핵추진 잠수함이다. 미국 해군 누리집 갈무리
미국 해군의 오하이오급 잠수함 테네시호가 모항의 기지로 귀환하는 모습. 트라이던트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핵추진 잠수함이다. 미국 해군 누리집 갈무리

미국이 최초로 저위력 핵탄두를 장착한 잠수함을 실전 배치해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 해군을 비롯한 지지자들은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전술핵무기를 장착한 잠수함이 미국의 전쟁 억지력을 높여준다고 주장하지만, 반대편에선 실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한 조처라는 우려와 비판이 나온다.

미국 공영방송 <엔피아르(NPR)>와 영국 일간 <가디언>은 29일 미국과학자연맹(FAS)의 발표를 인용해, 미국 해군이 신형 ‘더블유(W) 76-2’ 핵탄두를 장착한 오하이오급 핵잠수함 테네시호를 실전 배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네시호는 ‘트라이던트2’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수 있는 핵추진 잠수함이다. 미국과학자연맹은 테네시호가 지난해 말께 모항인 조지아주 킹스 베이에서 출항해, 현재 대서양에서 ‘억지 순찰(deterrent patrol)’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핵무기 배치 여부에 대해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NCND)’는 원칙을 들어 언론의 사실 확인 요청을 거부했다.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트라이던트가 수중에서 발사돼 치솟는 모습. 위키미디어 코먼스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트라이던트가 수중에서 발사돼 치솟는 모습. 위키미디어 코먼스

앞서 2018년 2월 미 국방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작성한 ‘핵 태세 검토 보고서(NPR)’를 발표하면서 W76-2 같은 저위력 핵탄두의 개발을 예고했다. 이 보고서에는 “국방부와 국가핵안보국(NNSA)은 적의 방어망을 뚫을 수 있는 즉각 대응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잠수함 발사 저위력 핵미사일을 개발해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명백히 러시아와 중국의 ‘전술핵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이었다.

국방부는 특히 “이는 상대적으로 저비용이며 기존의 핵 능력을 단기적으로 수정하는 것으로, 미국의 지역적 제지 능력의 취약한 ‘틈새’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미국의 핵전략을 전쟁 억지 능력에 초점을 맞춘 기존의 ‘전략 핵무기’ 중심에서 유사시 실제 사용이 가능한 ‘전술핵무기’ 운용으로 무게 중심을 옮긴다는 뜻이다.

미국과학자연맹은 모두 20기의 잠수함 발사 핵미사일 중 테네시호가 1~2기를 장착했으며, 나머지 18기는 다른 잠수함들이 무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2월에 첫 제품이 완성된 W76-2 핵탄두 하나의 위력은 약 5킬로톤으로,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3분의 1수준이다. 미국 핵잠수함이 통상 장착하는 탄도미사일은 최대 8개까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으며, 그 위력은 90~455킬로톤에 이른다.

미국 해군의 오하이오급 잠수함 테네시호. 트라이던트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핵추진 잠수함이다. 미국 해군 누리집 갈무리
미국 해군의 오하이오급 잠수함 테네시호. 트라이던트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핵추진 잠수함이다. 미국 해군 누리집 갈무리

미 국방부는 저위력 핵탄두의 생산 및 배치가 신속하고 간편하며, 특히 잠수함 발사 미사일은 러시아의 방공망을 뚫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저위력 핵탄두는 핵무기를 최후의 억지 수단이 아니라 전쟁의 승리 수단으로 여기는 유혹을 부추길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미국과학자연맹의 핵 정보 책임자인 한스 크리스텐센은 <가디언>에 “국방부는 저강도 핵무기가 러시아를 제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북한과 이란을 포함해 다른 적들에게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저위력 핵탄두인 만큼 핵 발사에 따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실제 사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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