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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코로나 백신 내년 초 나온다지만…“어린이용 백신은 내년 가을까지도 불투명”

등록 2020-09-23 10:36수정 2020-09-23 13:35

NYT “어린이 대상 임상시험은 시작도 못해”
미국 뉴욕 브루클린 한 학교 앞에서 21일(현지시각) 한 어린이가 건물로 들어가기 전 체온을 재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뉴욕 브루클린 한 학교 앞에서 21일(현지시각) 한 어린이가 건물로 들어가기 전 체온을 재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내년 초에는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어린이용 백신은 내년 가을학기 시작 전까지 나오기 어렵다는 보도가 나왔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이제껏 단 한 건도 진행되지 않고 있는 탓이다.

<뉴욕 타임스>는 22일(현지시각) 성인용 백신이 내년 여름까지 시장에 출시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어린이용 백신은 “아마도 그보다 훨씬 더 오래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 세계 제약사들이 지난 1월 이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뛰어들면서 최소 38개 이상의 백신 후보물질이 임상시험에 들어갔지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백신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검증할 임상시험은 현재까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신 개발 이후) 매달 수억회 분의 백신이 확보될 것이고 내년 4월까지 모든 미국인을 위한 충분한 백신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현재 임상시험 중인 백신이 개발에 성공한다고 해서, 바로 어린이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가 단순히 성인의 축소판이 아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백신에 대한 안전성 검증은 동물시험을 거쳐 성인에 대한 임상시험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에야 10대 청소년들부터 시작해 점차 더 어린 아이들에게로 시험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에번 앤더슨 에모리대 의과대학 교수는 “백신 제조사들이 지난여름 성인을 대상으로 한 2단계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자마자 어린이들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가을이 될 때까지도 여전히 시작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에 대한 백신 임상시험은 일반적으로 시작일부터 1년 이상 걸린다. 앤더슨 교수는 “다음 학년(2021∼2022학년도)까지도 아이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이 안 나올까 봐 매우 걱정스럽다”며 “어린이에 대한 2단계 임상시험을 지금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존슨앤드존슨, 모더나, 화이자 등 제약업체들은 가까운 시일 내 어린이를 위한 백신 개발에 나설 것이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앤더슨 교수는 제약 업체들이 구체적인 계획 없는 원론 수준을 확인한 차원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아이들의 죽음과 질병이 계속되고 있는데 우리는 중립에 갇혀 있다”고 비판했다.

물론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서두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에 따른 피해가 주로 성인들에게 집중된 탓이다. 실제로, 지난 18일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19만여명 가운데 21살 미만은 고작 121명에 그쳤다. 18살 미만 입원환자 비율도 성인의 20분의 1 수준이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백신 자문을 맡고 있는 폴 오핏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이 결과가 보여주듯, 어린이는 위험집단이 아니다”라며 내년 초로 예상되는 의료계 종사자를 비롯한 위험집단에 대한 최초 백신 배포가 이뤄진 이후 어린이들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작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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