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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바이든의 백악관 시대” 예측…6개 경합주 앞섰지만 예단 일러

등록 2020-10-04 21:59수정 2020-10-05 02:42

여론조사로 본 미 대선
바이든, 플로리다 등 접전지 우세
전국 여론조사 7.8%p 격차 벌려
도박업체들도 “바이든 승리”

트럼프 회복 뒤 반전 전략 고심
지지층 결집 등 변수 아직 많아
NYT “선거인단 경합 201표” 전망
지난달 29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샘슨 파빌리온에서 열린 미국 대선후보 첫 티브이 토론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서로 말을 끊으며 끼어드는 등 난투전을 벌이자 토론 진행자인 크리스 월리스 <폭스뉴스> 앵커가 상황 정리에 나서고 있다. 클리블랜드/EPA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샘슨 파빌리온에서 열린 미국 대선후보 첫 티브이 토론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서로 말을 끊으며 끼어드는 등 난투전을 벌이자 토론 진행자인 크리스 월리스 <폭스뉴스> 앵커가 상황 정리에 나서고 있다. 클리블랜드/EPA 연합뉴스

“기관투자자들이 민주당 백악관 시대에 대한 준비에 들어갈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이 전해진 이후, 로스앤젤레스 소재 허큘리스 인베스트먼츠의 제임스 맥도널드 최고경영자(CEO)가 투자 노트에서 밝힌 내용이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2일(현지시각) 이 발언을 전하며, 트럼프의 코로나19 확진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 쪽으로 투자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첫 대선 후보 티브이 토론회에서 트럼프가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한 데 이어, 코로나19 확진 판정까지 겹치면서 ‘바이든 대세론’이 더 탄력을 받게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의 평균을 내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3일 집계(9월19일~10월2일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은 전국 여론조사에서 50.5%를 얻어 트럼프(42.7%)를 7.8%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말 끊기와 끼어들기, 비난, 막말로 얼룩진 지난달 29일 첫 티브이 토론회의 책임이 트럼프에게 쏠린데다, 코로나19 확진까지 겹치면서 한주 전(49.9% 대 43%)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이날 함께 집계된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 등 6개 경합주(스윙 스테이트)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은 평균 48.8% 대 45.0%로 6개 주에서 모두 트럼프를 앞섰다. 베트손, 보바다, 스마케츠, 브이벳 등 도박 전문업체들도 61%의 확률(2일 집계 평균)로 바이든의 승리를 점쳤다.

사실 이런 결과는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코로나19 사태 부실 대응과 이에 따른 경기침체 그리고 경찰에 의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촉발한 인종차별 반대 시위 등의 반사 효과로 바이든은 올해 내내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보다 우위에 서 있었다.

트럼프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은 이런 전망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트럼프가 코로나19 치료로 발이 묶인 사이, 바이든은 막판까지 표심 사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바이든은 2일 미시간을 방문한 데 이어, 이번주에도 플로리다와 애리조나 방문에 나선다.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했던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알래스카 등에서 바이든이 지지율 격차를 줄이고 있다며, 트럼프가 현장을 가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조만간 역전도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물론, 선거 결과를 예측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토론토도미니언 은행은 “트럼프 대통령이 회복되면 의료 시스템으로 코로나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경제활동 재개를 강화할 것”이라며 “여기에 동정 여론까지 더해지며 지지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코로나19 확진으로 46%에 그쳤던 지지율이 회복 이후 66%까지 상승한 바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역시 코로나 확진 이후에 지지도가 15%포인트 올랐다.

6개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지만, 애리조나(3.1%포인트)·플로리다(2%포인트)·노스캐롤라이나(0.5%포인트) 등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라는 점도 결과 예단을 어렵게 한다.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유권자 전체 득표에서 트럼프를 앞서고도 선거인단(538표) 투표에서 과반(270표 이상)을 얻지 못해 패배한 바 있다. 6개 경합주엔 모두 101명의 선거인단이 할당돼 있는데, 바이든이 승리를 위한 매직넘버 ‘270’을 확보했는지 여부를 놓고선 전망이 엇갈린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선거인단 분석에서 바이든이 226표, 트럼프가 125표를 확보했으나 여전히 187석은 경합 중인 것으로 평가했다. <뉴욕 타임스>는 바이든 212표, 트럼프 125표, 경합 201표로 봤다. 반면 미 선거전략 사이트 ‘270투윈’은 바이든 278표, 트럼프 169표, 경합 91표로 바이든의 승리를 예측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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