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주로 고아들을 돕는 인권 활동을 펼쳤던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나디마. 그는 아프간을 떠나지 않고, 계속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알자지라> 갈무리
“나는 어디에도 가지 않을 것이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떠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여기에서 태어났고, 여기에 묻힐 것이다. 왜냐고 말해주겠다. 이렇게 도망가는 행태는 깨져야만 하기 때문이다.”
나디마(39)는 탈레반의 카불 입성 뒤 외국으로 탈출하려는 아비규환이 벌어지는 상황을 보고서, 이 나라를 떠나지 않고 남기로 결심했다. 인권운동가인 그는 소셜미디어에서 ‘파팅갈라 카카이’라는 이름의 인플루언서로 활동해왔다. 그런 경력 때문에 탈레반 치하에서 탄압과 위협을 받을 우려가 있지만, 캐나다 영주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잔류를 선택한 이유를 <알자지라>에 육필로 전했다.
나디마는 아프간에 남아서 인권 운동을 계속하고, 아프간에 필요한 일들을 하는 것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나디마의 부모는 그가 1살 때인 1984년 전쟁을 피해 파키스탄으로 탈출했다. 나디마는 두바이를 거쳐 캐나다에서 거주하다가 2019년 아프간으로 귀국했다. 이후 고아 등을 보살피는 사회 활동을 해왔고,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사랑을 전하는 메시지로 큰 인기를 얻었다.
나디마는 “나의 부모는 내가 여기에서 나오기를 원하나, 나는 이제 그들이 데리고 도망나왔던 1살짜리 아기가 아니다”라며 “나는 이런 패턴을 깨고 싶고, 적어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여기에 머물 것이고 이 나라에서 해야할 일을 위해 말할 시간들을 기다릴 것”이라며 “내가 아프간으로 돌아올 때까지 20년 동안 나의 집이었던 캐나다의 안전함을 찾아서 이 나라를 떠나는 것이 옳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나디마는 “나는 온라인 상(으로 말만 하는) 존재로 제한되고 싶지 않고, 수천마일 떨어진 곳에서 소셜미디어 상의 삶만을 영위하고 싶지도 않다”며 아프간 현장에서 계속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내가 (아프간을) 떠나고 나서도 나의 메시지가 계속 강력할 수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나는 여기에 있고, 아프간에서 소셜미디어를 할 수 있으며, 내가 내 나라를 위해 내 나라에 남는 것처럼 남들에게도 남으라고 촉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고아원을 방문한 나디마. <알자지라> 갈무리
다만 나디마는 “무거움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일부 가족과 친구들이 남기로 결정했는데 “내가 그들을 안도시키고 떠나지 말라고 설득했기 때문”이다. 그는 “잘못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더 좋아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나디마는 “내가 확신하는 한 가지는 내가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고, 누군가의 과거 트라우마에 기초한 결정을 내리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그들의 공포를 내 것으로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마직막으로 “군중 떼를 따라다니지 않겠다, 나는 결코 추종자였던 적이 없다”며 “그래서 나는 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