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미국 워싱턴디시에서 성소수자의 행사가 열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무지개 빛깔이 그려진 의류와 장난감 등을 압수하는 등 성소수자 문화에 대한 강력한 단속에 나섰다.
사우디 당국은 14일(현지시각) 리야드의 여러 가게를 급습해 무지개를 채색한 화살과 스커트, 모자, 연필 케이스 등을 압수해 갔다고 영국 <가디언>이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사우디 당국자는 “이슬람 가치와 대중의 도덕과 어긋나고 젊은 세대를 겨냥해 동성애를 부추기는 물품들을 살펴봤다”고 말했다. 현지 방송에선 기자가 무지개 깃발을 가리키며 “리야드의 시장에 있던 동성애 깃발”이라며 무지개 빛깔이 어린이들에게 “독약 같은 메시지”라고 보도했다.
사우디 당국은 얼마나 많은 가게에서 얼마나 많은, 어떤 물품을 압수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사우디는 동성애 등 성소수자 문화에 매우 억압적인 나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4월 사우디는 마블 필름의 ‘닥터 스트레인저’ 시리즈에서 한 배역의 엄마가 두 명이라는 걸 내비친 장면을 문제 삼아 제작사에 삭제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하자 상영금지 조처를 내렸다. 최근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버즈 라이트이어’의 동성간 키스 장면을 문제삼아, 다른 나라 10여곳과 마찬가지로 자국내 상영을 허용하지 않았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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