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의 모습. 도하/AP 연합뉴스
카타르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이뤄진 이주노동자 인권 문제를 비판했던 내부고발자가 수감 중 고문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7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은 카타르 최고위원회의 미디어 매니저였던 압둘라 이바이스가 월드컵 개막 전에 고문을 당했다고 그의 가족들이 주장한다고 전했다. 이바이스는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카타르에서 벌어진 이주노동자 인권 문제를 비판한 인물로 현재 수감돼 있다.
이바이스의 가족은 그가 나흘 동안 가로 2m, 세로 1m 크기의 좁고 어두운 독방에 갇혀 있었다고 전했다. 독방에는 화장실이 없고 대신 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고 한다. 그는 교도관들에게 폭행당한 뒤 냉방장치를 최대로 가동해 추운 곳에서 잠을 거의 자지 못하고 떨었다고 가족들이 말했다.
이바이스는 월드컵 준비를 총괄하는 최고위원회에서 일하면서, 에듀케이션 시티 경기장과 알바이트 경기장에서 200명의 노동자들이 식수도 없이 일하고 4개월 넘게 임금을 받지 못한 사실을 폭로했다. 카타르 당국을 비판하는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기도 했다.
2019년 11월 체포된 이바이스는 현재 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카타르 당국은 이바이스가 월드컵 관련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인권단체들은 이바이스가 협박과 강요에 따른 자백을 바탕으로 불공정한 재판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인권단체는 임의구금 문제를 담당하는 유엔 실무그룹이 이 사안에 개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바이스의 가족과 인권단체는 국제축구연맹(피파)를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주노동자 인권 문제 등을 다루는 페어스퀘어의 창립자인 니콜라스 맥기한은 이바이스가 체포되기 전 피파에 갔고 “피파의 인권팀과 직접 연락을 주고받았다”며 “하지만 어느 순간에 그들(피파)은 사라졌다. 이후로 더는 연락할 수 없었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가족들은 ‘월드컵은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라고 말했던 잔니 인판티노 피파 회장의 응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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