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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탈레반, 재집권 후 첫 공개처형…공포통치 강화

등록 2022-12-08 11:26수정 2022-12-08 11:40

유엔 “‘깊은 우려’의 목소리”…미 “퇴행적·폭력적 관행으로 돌아가려는 것”
6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잘랄라바드 거리의 검문소에서 탈레반 대원이 경계를 서고 있다. 잘랄라바드/AFP 연합뉴스
6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잘랄라바드 거리의 검문소에서 탈레반 대원이 경계를 서고 있다. 잘랄라바드/AFP 연합뉴스

이슬람 원리주의 정파 탈레반이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아프간)을 다시 장악한 뒤 1년여 만에 처음 공개처형을 실시했다.

7일 <아에프페>(AFP) 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이날 사형 혐의로 기소된 남성을 서부 지역 파라에서 공개처형했다. 통신은 지난해 8월 “극단적 이슬람주의자들이 20년 만에 다시 권력을 잡은 후 이런 공개처형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 남성은 다른 남성을 살해하고 그의 오토바이와 휴대전화를 훔친 것으로 전해졌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피해자의 아버지가 소총으로 사형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앞서 이 같은 공포통치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비쳤었다. 지난달 탈레반의 최고지도자인 히바툴라 아쿤드자다는 판사들에게 공개처형, 돌팔매질, 태형, 사지절단을 포함하는 이슬람 법을 전면적으로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이후 공개 태형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탈레반이 공개 처형을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사회는 비판에 나섰다. 스테터니 트람블레이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안토니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공개처형에 대해 ‘깊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며 “우리 입장은 변함이 없다. 유엔은 사형에 반대한다. 아프간이 사형 집행에 대한 유예로 돌아갈 것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탈레반이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어기고 공개처형을 집행한 것은 “비열한”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개 처형이 “탈레반이 1990년대의 퇴행적이고 폭력적인 관행으로 돌아가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미국에 의해 아프간에서 축출되기 전까지 1차 집권기(1996∼2001년)에 수도 카불 등지에서 사형과 태형 등을 공개적으로 집행해 왔다. <아에프페>는 “탈레반은 이번에 재집권하면서 온건한 통치를 약속했지만 아프간인들의 삶에 더욱 엄격한 통치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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