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각) 압델 파타 알부르한 수단 주권위원회 위원장(오른쪽)과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수단 하르툼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하르툼/로이터 연합뉴스
수단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며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하는 네 번째 나라가 될 전망이다.
2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외교부는 두 나라가 관계 정상화를 위한 협상을 마무리했으며 수단에서 민간 정부로 권력 이양이 마무리된 이후에 서명식을 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수단 외교부도 앞서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교장관이 방문한 자리에서 양국이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수단이 2020년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행정부가 중재했던 ‘아브라함 협정’의 일환으로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를 위한 조처를 할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2020년 8월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사이에 맺어진 것으로 그동안 적대해왔던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이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이스라엘은 1979년 이집트, 1994년 요르단과 평화협정을 맺은 뒤 중동 내에서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안간 힘을 써왔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아래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의 공통 시조인 아브라함의 이름을 딴 이 협정을 통해 바레인과 모로코 등과도 국교를 정상화했다.
수단도 그동안 이스라엘과 국교를 맺자는 논의를 진행해 왔고, 미국은 그 대가로 수단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했다. 하지만 이후 쿠데타 등으로 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서명까지는 가지 못한 상황이었다. 2021년 10월부터 집권 중인 수단 군부가 최근 민간정부로 권력을 넘기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아브라함 협정 논의도 재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수단과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는 특히 상징적이고 중요하다고 <비비시>(BBC)는 짚었다. 수단 수도 하르툼은 1967년 아랍연맹회의가 열린 장소로 당시 이스라엘과의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에서 패배한 아랍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던 곳이다. <비비시>는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공식화하는 아랍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팔레스타인에서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그들은 그것을 자신들에 대한 배신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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