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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독재·내전에 20년 방치한 댐 붕괴”…무정부 리비아 속수무책

등록 2023-09-13 17:15수정 2023-09-14 02:31

해안도시 데르나, 인구 10만에 병원 1곳으로 열악
12일(현지시각) 리비아 데르나시에서 폭우로 인한 피해로 부서진 건물 앞에서 구조대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각) 리비아 데르나시에서 폭우로 인한 피해로 부서진 건물 앞에서 구조대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그 댐은 2002년 이후 관리를 못 했다.”

최소 5천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수해로 쑥대밭이 된 리비아 동북부 데르나시의 부시장인 아흐마드 마드루드는 11일 폭우로 붕괴된 댐이 20년 넘게 유지 관리를 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한탄했다고 12일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댐 붕괴는 2011년 8월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 뒤 내전이 지속되며 사회기반시설을 관리할 행정체계가 완전히 무너져 내린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011년 봄 중동을 휩쓴 민주화 시위인 ‘아랍의 봄’ 때 리비아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42년간 철권통치를 했던 카다피 정권은 무력 진압에 나섰으나 결국 시민들의 힘을 이기지 못했다.

이듬해인 2012년 8월 총선이 열리고 제헌의회와 국민통합정부가 출범했으나, 2014년 총선을 계기로 다시 2차 내전의 소용돌이에 빨려들었다. 국가는 제헌의회 쪽의 서부 ‘구국정부’와 대표의회 쪽의 동부 ‘잠정정부’로 분열됐다. 동부 투브루크에 근거지를 둔 잠정정부를 군사적으로 뒷받침하는 조직이 카다피 정권 때 군 장성으로 군벌인 칼리파 하프타르가 이끄는 리비아국민군(LNA)이다. 이 밖에 수많은 군벌들 사이 다툼과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이슬람국가(IS) 준동까지 겹쳐 리비아에선 무정부와 가까운 상태가 이어져왔다. 2021년 3월 동부와 서부는 임시통합정부 수립을 선포하고 국가를 정상화하기 위해 그해 말 대선을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후보 자격, 선거 규정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아직 대선이 열리지 않고 있다.

미국 비정부기구인 ‘미국-리비아 관계 국가 평의회’ 회장 하니 셰닙은 알자지라에 “데르나에 자주 방문했는데 10만명이 사는 도시에 운영되는 병원이라고는 침실 5개짜리 건물 하나를 빌린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홍수를 이미 너무 무거운 짐을 지고 있던 “낙타 등을 부러뜨린 지푸라기”에 비유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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