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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라크 석유보다 귀한… 물전쟁

등록 2014-07-03 19:48수정 2014-07-03 22:16

ISIL,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상류 장악
시아파 수백만 주민들 식수난·홍수 고통
‘메소포타미아’는 두 강 사이를 뜻한다. 터키에서 발원해 이라크로 흐르는 티그리스강과 시리아를 거쳐 이라크로 흐르는 유프라테스강 사이의 지역이다. 건조한 이라크에서는 물이 석유보다 비쌌다. 이라크의 주요 도시들도 두 강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이하 이슬람국가)가 칼리프 체제의 국가 수립을 선포한 시리아·이라크 분쟁의 승패는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물과 댐, 수로 등 물 공급을 누가 통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가디언>이 2일 보도했다. 영국 왕립국방안보연구소(RUSI) 카타르 지부의 마이클 스티븐 부국장은 “우리는 지금 물 통제권을 둘러싼 전투를 목격하고 있다. 물은 현재 이라크 내 모든 세력의 전략적 목표물이다. 그것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다. 물을 통제하면 바그다드를 장악할 수 있고, 많은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와 시리아의 많은 지역은 두 강에 기대 농사를 짓고 마실 물을 얻으며 산업을 일으켰다.

영국 퀸메리대학의 매튜 매코위스키 연구원은 “이슬람국가 반군은 이라크 남부 시아파 주민들한테 가는 물 공급을 차단하기 위해 물 관련 시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 이라크에서 수 자원을 통제하는 것은 석유를 통제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팔루자를 장악하고 있던 반군은 지난 4월 누아이미야 댐을 장악한 뒤 주변지역에 있는 정부군에 타격을 주려고 물길을 고의로 돌렸다. 이로 인해 중남부의 카르발라·나자프 등지에 거주하는 수백만명의 시아파 주민들의 물 공급이 차단됐다. 반면, 아부그라이브에서는 홍수가 나 1만2000가구가 집을 잃었다. 시리아에서도 이슬람국가 반군과 정부군이 알레포를 장악하기 위해 물을 무기로 사용한다.

현재 이슬람국가 반군은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상류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또 바그다드 서북쪽의 사마라 댐도 수중에 넣었고, 모술 댐 주변지역도 장악하고 있다. 모술 댐은 쿠르드족이 수자원을 의지하는 곳이어서, 현재 쿠르드족 페슈메르가가 강력하게 방어하고 있다. 지난주 반군이 이라크 전력 생산의 30%를 담당하는 하디사 댐으로 향하자, 이라크군은 병력을 급파하기도 했다. 8㎞ 길이의 하디사 댐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 미군 특수부대의 첫번째 임무 가운데 하나이기도 했다. 스티븐 부국장은 “이라크가 수니파·시아파·쿠르드족으로 3분할 되면, 물을 둘러싼 분쟁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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