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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군경, 평화시위 30대 여성 산탄총으로 사살…이집트 ‘반정부 시위’ 유혈충돌 20여명 사망

등록 2015-01-26 20:25

‘시민혁명 4돌’ 주요 도시서 시위
경찰 “군사정권 퇴진” 시위대에 발포
2011년 ‘아랍의 봄’ 때 발생한 이집트 시민혁명 4주기를 맞은 25일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 등 이집트의 주요 도시에서 군사독재 정권을 반대하는 시위대와 군경이 충돌해 적어도 20명이 숨졌다고 <알자지라> 등이 전했다.

시위대와 무장 경찰은 이날 카이로 북부 마타리야 지역에서 격렬하게 충돌해 이곳에서만 시민 10명이 숨졌고, 수십명이 다쳤다. 시위대는 주요 도로를 차단한 무장 경찰에 맞서 “군사 정권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돌 등을 던졌으며, 경찰은 이들을 향해 발포했다.

이날 반정부 시위는 하루 전인 24일 평화 시위를 하던 여성들이 무장 경찰에 살해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격화됐다. 샤이마 사바그(32)는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시민혁명 때 숨진 이들을 추모하는 장미 화환을 놓으려고 동료들과 행진하며 소규모 시위를 벌였다. 시인이자 5살된 아이의 엄마인 사바그는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현 대통령 압델 팟타흐 시시를 지지했던 정당 출신이다. 그런데도 그가 타흐리르 광장 근처에서 과거 시민혁명 때의 구호인 “빵, 자유, 사회정의”를 외치자, 군경이 사냥용 산탄총을 쐈고 그는 심장과 폐가 관통당해 숨졌다. 사바그가 입에서 피를 흘리며 남편의 부축을 받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시민들의 분노는 더 커졌다. 25일 알렉산드리아에서 열린 사바그의 장례식에 모인 수백명의 시민들은 시시 대통령을 2011년 시민혁명으로 쫓겨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에 빗대 “시시 무바라크는 물러나라” “군사 정권 퇴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번 사건은 2013년 무함마드 무르시 정부를 군사쿠데타로 뒤엎고, 지난해 선거를 통해 대통령직에 오른 시시 정권이 어떤 형태의 반정위 시위라도 유혈 진압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이집트 인권활동가들은 해석한다. 가말 아드 아랍인권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뉴욕 타임스>에 “시시에 반대하면 (그 대가로) 피를 내놓아야 한다. 시시 정권의 경찰은 무바라크 정권의 경찰보다 더 주먹을 꽉 쥐고 있다”고 말했다. 2013년 군사쿠데타 뒤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은 모든 형태의 집회를 금지하는 법이 제정됐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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