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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정착촌 중단’ 유엔 결의 후폭풍...정착촌이 뭐길래?

등록 2016-12-25 17:20수정 2016-12-25 22:13

23일 UN안보리 사실상 만장일치 표결…미국은 ‘기권’
아랍권 “팔레스타인 권리에 대한 역사적 결정” 환영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오바마는 비열한 복병” 비난
“새 시대엔 모든 게 바뀌고 비싼 대가 치를 것” 경고
트럼프 당선자도 “유엔 결의 잘못, 바로 잡겠다” 가세

1947년 유엔 팔레스타인 분할 결의로 이스라엘 건국
이후 유대인 정착촌 끝없이 확대…국제사회는 “불법”
유엔의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중단’ 결의에 대해 이스라엘이 강력히 반발하며 “유엔과의 결속을 재평가하겠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도 유엔 결의안을 비난하며 자신이 취임한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이스라엘을 거들고 나섰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정착의 최대 걸림돌이 되어온 정착촌 문제가 더욱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23일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사실상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뉴욕 타임스> 등 외신들이 전했다. 15개 이사국 중 14개국이 결의안에 찬성했으며, 항상 ‘반대’표를 던져온 미국은 이번에 ‘기권’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번 결의안에서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은 법적 정당성이 없으며 명백한 국제법 침해에 해당한다”는 것을 재확인하고,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을 포함해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에서 모든 정착촌 관련 활동을 즉각 전면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못박았다. 결의안은 “이스라엘의 정착촌들이 (유엔이 결의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중재안인) ‘2개 국가 해법’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2012년 11월 유엔은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회원국 지위를 부여한 바 있다.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15개 회원국 대표들이 ‘이스라엘 정착촌 중단’ 결의안을 찬성 14표, 기권 1표(미국)로 통과시키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15개 회원국 대표들이 ‘이스라엘 정착촌 중단’ 결의안을 찬성 14표, 기권 1표(미국)로 통과시키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애초 이번 결의안은 22일 표결에 붙일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이스라엘에 공정하지 않다”며 미국의 거부권 행사를 강력히 주장하면서 다음날로 표결이 미뤄지는 진통 끝에 통과됐다.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이번 표결에서 기권표를 던진 것은 퇴임을 앞둔 ‘오바마의 선물’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 국가들은 이번 결의가 이스라엘 정착촌의 불법성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권리에 대한 국제사회의 합의를 표현한 역사적 결정”이라며 반겼다고 이랍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팔레스타인의 사에브 에레카트 협상대표는 “이번 표결 결과는 팔레스타인의 정의의 승리”라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스라엘 정착촌 중단 결의안을 통과시킨 23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의 크파르 카둠 마을에 이스라엘이 유대인 정착촌을 짓기 위해 아랍인 토지를 몰수한 현장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크파르 카둠/AFP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스라엘 정착촌 중단 결의안을 통과시킨 23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의 크파르 카둠 마을에 이스라엘이 유대인 정착촌을 짓기 위해 아랍인 토지를 몰수한 현장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크파르 카둠/AFP 연합뉴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4일 “유엔 결의는 이스라엘에 불리하게 편향된 낡은 세계가 부르는 ‘백조의 노래’”라며 “우리는 새 시대로 들어서고 있으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어제 말했듯 그 속도는 생각보다 훨씬 빠를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 유엔 결의를 백조가 죽기 직전에 평생 한 번 운다는 ‘백조의 노래’에 빗댄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새로운 시대에는 이스라엘에 해를 끼치려는 이들이 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외무장관에게 이스라엘의 유엔분담금과 이스라엘 주재 유엔 대표부의 존속을 포함해 유엔과의 모든 관계를 한달 안에 재평가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엔안보리 표결에서 ‘기권’을 지시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열한 복병”이라고 비난하고, “나의 친구인 트럼프 당선자와 함께 일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자는 23일 유엔결의안 통과 직후 트위터에 “(자신이 취임하는) 1월20일 이후 유엔은 지금과 다를 것”이란 메시지를 올린 데 이어, 24일에도 “(유엔 결의안은) 너무 잘못됐지만, 우린 바로 잡을 것임”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의 크파르 카둠 마을에 건설한 유대인 정착촌 인근을 지난 9일 한 아랍 주민이 지나가고 있다. 크라프 카둠/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의 크파르 카둠 마을에 건설한 유대인 정착촌 인근을 지난 9일 한 아랍 주민이 지나가고 있다. 크라프 카둠/AFP 연합뉴스
이스라엘 정착촌은 1947년 11월 유엔이 채택한 ‘팔레스타인 분할 결의’에 따라 아랍인들에게 할당한 자치지역에 이스라엘이 끊임없이 건설해온 유대인 마을을 가리킨다. 당시 유엔은 영국과 프랑스에게서 팔레스타인 점령지를 위임통치로 넘겨받은 뒤, 전체 토지의 6.6%만을 소유했던 유대인에게 56.5%의 땅을 할당해준 반면, 87.5%의 땅을 갖고 있던 아랍인에겐 42.9%만의 땅을 주고 이스라엘 건국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후에도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끊임없이 유대인 정착촌을 지으면서 아랍인 거주지역을 섬들처럼 쪼개고 고립시켜왔다. 국제사회는 유대인 정착촌을 불법으로 보고 인정하지 않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착촌을 확대하면서 마찰을 빚어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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