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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란,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 타계, 개혁운동에 타격 우려

등록 2017-01-09 17:03수정 2017-01-09 22:27

이슬람혁명 1세대 원로이자 ‘킹 메이커’
개혁파와도 손 잡아…“개혁파에 타격”
라프 산자니 전 이란 대통령이 지난 2012년 5월29일 테헤란의 한 컨퍼런스에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테헤란/신화
라프 산자니 전 이란 대통령이 지난 2012년 5월29일 테헤란의 한 컨퍼런스에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테헤란/신화
이란의 이슬람혁명 1세대 원로 정치인이자 ‘킹메이커’였던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82) 전 이란 대통령이 8일 세상을 떠났다.

이란 관영 <이르나> 통신 등 현지 언론들은 “라프산자니 국정조정위원회 의장이 8일 급성 심장마비로 테헤란 북부 한 병원에서 82살로 타계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3일간의 공식 추모기간을 선포하고 장례식이 열리는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라프산자니는 1979년 이란 혁명 직후 내무장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이란-이라크 전쟁이 발발한 이듬해부터 1989년까지 10년간 의회 의장을 역임했다. 이후 4~5대 이란 대통령을 역임(1989~1997)하는 등 혁명 이후 이슬람공화국 건설 등에서 영향력 있는 역할을 했다.

서방 언론은 향후 이란의 권력구도와 대외 정책의 변화 여부에 주목했다. <뉴욕 타임스>는 8일 “라프산자니의 타계로 개혁파들의 운신 폭이 현저히 좁아졌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도 라프산자니가 2009년 이란 민주화 운동 때 녹색파를 지지한 사실을 상기하며 “그의 죽음은 온건파, 특히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에게 타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프산자니는 실용주의적 보수파로 분류됐지만, 정치 상황에 따라 개혁파 진영과도 손을 잡으며 세력 균형추 구실을 해왔다. 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옹위에도 기여했으나, 이후 미국 등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주장하면서 하메네이가 이끄는 강경 보수파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1997년 대선에선 개혁파 지도자 모하마드 하타미의 당선에 기여했으며, 2013년 대선에선 실용적 중도파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을 지지해 서방과의 핵협상 주춧돌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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