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등의 카타르 단교 사태 이후 카타르 위성방송 <알자지라>의 누리집이 8일 해킹 공격을 받았다. ‘이란 해커들의 해킹’이라고 쓰인 화면이 떠 있다. AP 연합뉴스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등 4개국이 8일 공동성명을 내 카타르와 연계된 ‘테러 명단’이라며 59명의 개인과 12개 단체를 발표했다. 카타르는 아랍 국가들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알자지라> 방송은 사우디 등 4개국이 “테러리즘과 싸우고, 테러리즘의 자금줄을 말리며, 극단주의 이념과 이를 확산시키고 선전하는 도구와 싸워서 극단주의를 끝장내고 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조처”라고 주장하며, 카타르에 근거지를 두거나 카타르의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는 테러 명단을 발표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들 4개국은 성명에서 “이는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 또는 그룹을 지원하거나 피난처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포함해 카타르 정부가 서명한 협정이나 약속을 지속적으로 위반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테러 명단에 올린 개인 중에는 무슬림형제단의 정신적 지도자인 유수프 카라다위도 포함됐다. 테러 명단에 오른 18명의 카타르인 가운데는 정치인과 사업가는 물론 카타르 왕가 출신의 전 내무장관도 있다.
이에 맞서 카타르는 이웃 아랍 국가들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카타르의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외무장관은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굴복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외교정책의 독립성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타르는 적에게서조차 이런 적대를 경험해 본 적이 없다”면서도 “단교한 정부들의 요구사항을 전달받지 못했지만 군사적 수단이 아닌 평화로운 방법으로 문제가 풀려야 한다”고 말했다. 테러를 지원하고 이란에 우호적이라는 구실 등을 들어 카타르와 단교한 사우디 등은 국교 복원의 조건으로 이란과의 단교 등 10가지 사항을 카타르에 요구하고 있다.
한편, 카타르의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단교 사태 이후 해커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이 방송은 아랍 보수왕정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왔던 터라 사우디 등엔 눈엣가시였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는 지난달 말부터 이 방송을 차단하고 있다.
황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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