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하야시 외무상(왼쪽)과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 NHK 화면 갈무리
일본의 하야시 요시마사 신임 외무상이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첫 전화 회담에서 나섰다. 대만과 역사·영토 문제 등 양국 간 주요 현안에 대해 서로의 기본적 입장을 주고 받으며 팽팽하게 맞섰다.
일본 외무성은 18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어 이날 오후 5시35분부터 40분 동안 이뤄진 전화회담에서 하야시 외무상이 “(중-일 간에 영토 분쟁이 진행 중인)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정세, 동중국해, 남중국해, 홍콩, 신장위구루 자치구의 상황 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고 전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이어 지난 3·11 후쿠시마 원전 참사 이후 중국이 취하고 있는 일본산 식품에 대한 수입규제 조처에 대해서도 “조기에 철폐할 것”을 요구했다. 일본 외무성은 두 장관이 그밖에 “기후변화 문제나 북한을 포함한 국제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보도자료를 내어 왕 부장이 “중-일은 지역의 중요한 국가이자 세계의 제2·3의 경제대국으로 시대 대세에 공동으로 순응하고 양국 관계를 정확한 방향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또 양국 간 핵심 현안인 역사와 대만 문제 등에 대해 일본이 “양국의 기본신의상 중대 문제에 대해 동요하지 않고, 후퇴하지 않으며, 선을 넘어선 안 된다”고 요구했다. 일본이 그동안 해 온 것 처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고, 중국의 핵심 이익을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한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댜오위댜오, 홍콩과 신장위구르, 남중국해 등에 일본이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왕 부장이 “중국의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고만 전했다. 하지만, 두 나라는 내년 중-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해 가기로 함께 노력하자”는데는 의견을 모았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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