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군이 21일(현지시각) 타오위안 군사기지에서 훈련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미국이 대만 파견 자국군 병력을 늘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몇 달 안에 대만에 파견된 미군 숫자를 한 해 전 30명에서 100~200명 규모로 늘릴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3일(현지시각) 익명의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대만에 파견된 미군은 최근 몇 년 동안 약간씩 증감을 보여왔지만, 이번 병력 증파는 최근 몇십년 만에 최대 규모다. 대만 파견 미군에는 특수전 부대 병력과 해병대 병력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 당국자들은 “추가로 파병되는 부대가 대만군에 미군 무기체계를 훈련시키는 것은 물론, 중국의 잠재적인 공격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군사 기동도 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군 훈련의 확대는 중국의 잠재적인 대만 침략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와 국방부, 백악관은 이번 대만 파병 확대와 관련한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다만 국방부 대변인 마티 메이너스 육군 중령은 “우리는 특별한 작전이나 전투 개입, 훈련에 대해 언급하지 않지만, 미국의 대만 지지와 국방관계는 현재 중국이 제기하는 위협에 맞춰져 있다고 말하고 싶다“며 “대만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바위처럼 단단하며, 대만해협과 역내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냉전시기 대만에 대규모 병력을 유지했다가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며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병력을 철수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커지며 미국과 대만의 군사 관계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있다. 미국은 대만 파견 병력을 2019년 이래 지속적으로 늘려와 지난해 봄에는 30명에 이르렀지만, 이후 조금씩 줄여 지난해 여름 26명, 가을 23명이었다.
대만군 병력은 대만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미시간 주방위군은 미국 미시간 북부 게이릴링 부대에서 대만군과 함께 연례 훈련하는 등 대만군 훈련을 지원해왔다. 미시간 주방위군의 폴 로저스 소장은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대만군과의 훈련이 “서로 유익한 것”이라며 “우리는 두 나라가 서로 돕는 관계의 한 측면”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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