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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북한 위성 우주 궤도 진입?…미·일 회의적 반응

등록 2023-11-23 14:56수정 2023-11-23 15:04

북한은 21일 오후 10시 42분 28분께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은 21일 오후 10시 42분 28분께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21일 밤 발사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가 ‘궤도 진입 성공했다’는 북한의 발표와 달리 미국과 일본에선 회의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북한이 만리경-1호를 발사한 다음날인 22일(현지시각) 새벽 열린 임시 기자회견에서 북한 위성이 “궤도에 진입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대변인도 북한의 발사 사실이 공개된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북한이 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진입시켰다고 평가하는가’라는 질문에 “성공했는지 아직 평가 중”이라고 말하는 데 그쳤다. 만리경-1호를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다”는 북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발표를 부인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이 이런 유보적 견해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방위성이 분석한 정보에 근거한 것”이라고 짚었다. 일본 방위성은 자위대 및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레이더와 미군을 통해 얻은 정보를 통해 우주 물체의 위치와 궤도를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위성 같은 것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는 확증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게 방위성의 결론이란 지적이다. 복수의 일본 정부 당국자는 신문에 인공위성이 지구 주변을 도는 궤도에 진입하려면 지구 중력을 벗어나기 위한 ‘제1우주속도’(초속 약 7.9㎞)를 내야 하는데, 북한이 발사했다는 위성은 이 정도 속도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도 역시 위성이 궤도에 진입했을 경우 일반적으로 1시간 반 간격으로 지구 주변을 한바퀴 도는데 방위성은 22일 저녁까지 북한 위성이 궤도에 진입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나아가 위성이 궤도에 안착해도 이를 군사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선 지상 기지와 통신에 성공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한-미-일 모두 평가를 유보하고 있다.

일본은 ‘만리경-1’호의 궤도 안착 여부를 젖혀두고라도 북한의 위성 발사 기술은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이번 발사 전 낙하물 낙하지점을 예고했는데 첫 낙하물은 예고 구역 밖에 떨어졌지만 두번째 낙하물은 필리핀 동쪽 태평양상 예고 지점 안에 떨어졌다. 지난 8월24일 위성 발사 실패 당시 낙하물 전부가 예고 구역 밖에 떨어졌던 점과 비교하면 정확성이 향상된 모습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가 위성을 실은 로켓이 황해 상을 비행하다가 필리핀 동쪽 바다를 향해 궤도를 바꾸는 이번 비행 궤적 자체가 “매우 어려운 비행 방식”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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